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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GDR로 주식·채권 '일거양득' 주가 방어 성공적, 할인율 10% 이내…신용도 회복, 채권 조달 수월

이길용 기자공개 2017-12-29 09:04:08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8일 0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해외주식예탁증서(GDR)로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모두 조달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1조 원이 넘는 신주가 발행돼 희석 부담이 상당하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할인율을 10% 이내로 결정할 수 있어 희석 부담을 낮출 수 있다. GDR로 신용도가 회복되면서 회사채 시장 접근성까지 개선되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는 10억 달러 규모의 GDR를 추진하고 있다. 모두 신주를 발행해 원주로 활용할 방침이며 GDR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가 맡고 있다.

신주를 원주로 삼는 GDR는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자기자본이 1조 원 이상 확충되면서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지난 15일 GDR 발표 이후 카카오의 주가는 14만 원대에서 12만 5000원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반등에 성공하면서 27일 13만 9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각각 1조 5000억 원과 1조 3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두 회사는 증자 발표 직후 하한가로 직행할 정도로 투심이 악화됐다. 카카오도 1조 원이 넘는 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면서 주가가 GDR 발표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 3개월 주가 추이

게다가 국내 증권 시장의 유상증자와 달리 할인율도 크게 낮출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할인율을 20~30% 수준에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다보니 투자자 입장에서 희석 부담은 늘어나고 주가는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반면 카카오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문을 받는데 GDR는 10% 이내에서 할인율을 결정할 수 있다. 주가가 유지되고 할인율을 최소화한다면 지분 희석 부담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신용도가 개선되는 효과도 거뒀다. 지난 19일 한국기업평가는 카카오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GDR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자회사들도 투자를 받으면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기평이 '부정적' 전망을 달았을 때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주요 평정 요인이었다. GDR로 1년 만에 반전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5년부터 AA-(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도 회복으로 카카오의 채권 조달 환경은 개선되면서 향후 대규모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회사채 시장을 활용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으로부터 받은 2500억 원의 로엔엔터테인먼트 브릿지론(Bridge Loan)을 상환하기 위해 2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GDR로 1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카카오가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회사채 시장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10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10억 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경우 희석 부담이 상당하지만 카카오 주가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신용도까지 회복되면서 우량 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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