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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증권 중심' 은행-증권 통합 실험 통합자본시장부문장에 증권 대표 선임…"증권의 고유성 인정한 통합 방식"

김현동 기자공개 2017-12-29 08:38:2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8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은행과 증권의 자본시장 업무를 통합하는 자본시장 부문을 신설하면서 그 수장에 윤경은 KB증권 대표이사를 앉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은행 출신이 은행-증권 통합 작업을 지휘했던 것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7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시장 부문을 신설했다. 자본시장 부문을 그룹의 핵심적인 이익창출 센터(Profit Center)로 키운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직 측면에서 자본시장 부문은 국민은행과 KB증권 간 통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의 자본시장 업무와 KB증권의 자본시장 부문 간의 통합 관리는 물론이고 통합 트레이딩센터 구축도 일선에서 지휘한다. 그룹 전체의 고유자산 운용·관리에 대한 권한도 부여됐다.

과거 은행계 지주회사의 은행-증권 통합은 은행이 주도했다. 은행 채널을 이용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공급하는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쓰다 보니 은행 중심의 통합이 시너지 측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 등이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에 은행 출신을 대표이사로 보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반면 KB금융은 일반적인 은행계 지주회사의 증권사 통합과 다른 방식을 택했다. 아직 세부적인 통합 방식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금융상품 판매에 초점을 두는 은행 중심의 통합 대신 자본시장 부문을 키우는 새로운 방식이다. 그룹 차원의 자본시장 부문 신설에 맞춰 KB증권은 투자은행(IB)과 글로벌사업본부를 제외한 WM관련 업무(개인연금, 해외투자, 신탁, 리서치)를 윤 대표에게 배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의 자본시장 업무 통합을 위해 자본시장 부문을 신설하고, 그 자리에 증권사 대표이사를 앉힌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KB금융지주가 은행 중심으로 증권을 통합하는 방식 대신에 증권의 고유성을 인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KB금융그룹의 임원 인사에서도 이 같은 색채가 드러났다. 인력 교류 차원에서 KB국민은행 출신이 KB손해보험이나 KB생명보험 등으로 대거 이동한 것과 달리, KB증권에 신규 선임된 은행 출신 임원(겸직 임원 제외)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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