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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고전' 영원무역, 성장 버팀목 'OEM 수출' [변혁기 의류 OEM 분석]①'제조 역량' 발판 매출 2조 발돋움…성장 둔화·수익성 정상화 과제

노아름 기자공개 2018-01-05 08:23:05

[편집자주]

섬유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군 씨앗이다. 옷과 신발을 직수출하는 업태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수출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옷을 만들던 작은 공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의류 OEM사'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상표가 없는 OEM업체는 외형에 밀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 하청을 넘어 종합의류기업 등 변신을 꿈꾸는 숨은 주역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2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알려진 영원무역그룹의 근간은 섬유산업에 있다. 해외에 생산 거점을 두고 신발, 가방 등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조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충전재, 니트 등 기능성 원단을 생산해 의류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아웃도어 업체가 SPA(제조·유통일괄) 의류로부터 도전을 받아 실적 타격이 가시화될 때도 영원무역그룹은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룹의 한 축인 영원아웃도어가 내수 시장에서 부침을 겪는 동안 또다른 축을 담당하는 영원무역이 OEM 역량을 발휘한 결과다.

영원무역그룹은 성기학 회장이 1974년 설립한 영창실업에 뿌리를 둔다. 성 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71년 가발 등을 수출하는 서울통상에 입사했다. 이후 3년 뒤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수출기업 영창실업(현 영원무역)을 창립하며 당시만해도 경쟁자가 전무했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10년 뒤 간판을 영원무역으로 바꾼 성 회장은 2009년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했다. 현재 영원무역그룹은 중간 지주사격인 영원무역홀딩스와 더불어 영원무역을 포함해 국내외에 76곳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그룹의 양대 축은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다. OEM에 집중하는 영원무역의 외형이 국내 소비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둔 영원아웃도어보다 5배 이상 크다.

영원무역의 주력사업은 아웃도어 및 스포츠웨어 OEM이다. 주요 고객은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엥겔베르트 스트라우스(Engelbert Strauss), 아디다스(Adidas), 파타고니아(Patagonia) 등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들이다. 이들 바이어의 발주 규모에 따라 영원무역은 대만,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 및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 원부자재를 구매해 의류를 생산 및 유통하고 있다.

2016년 처음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영원무역은 최근 5년(2011~2016년) 평균 매출증가율이 15.5%를 기록했다. 2012년 매출 1조 원 문턱을 넘긴 뒤 2013년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2015년 이후 급물살을 탔다. 2015년에는 전년대비 27.2% 외형을 키웠으며 이듬해에는 26.3% 증가한 매출을 거둬들였다. 사업 파트너였던 스위스 자전거 브랜드 '스캇코퍼레이션' 인수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영원무역, 아웃도어 실적증감추이

다만 영원무역그룹은 신사업 추진으로 외형은 불렸으나 수익성 개선 효과까지는 누리지 못했다. 2016년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한 결과 영원무역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이 10%대 아래를 기록한 것은 2007년 이후 9년 만이며 지난해 3분기까지도 해당 지표는 9.5%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는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스캇의 실적 부진, 아웃도어 불황 등의 영향으로 2012년 이후 영업이익 저점을 찍고 있는 영원아웃도어 등이 지목된다.

영원아웃도어는 2010년까지만 해도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2012년부터 이는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5년 8%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4.4%까지 낮아졌다.

주 고객층이 국내 소비자인 영원아웃도어는 내수침체로 인한 타격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2011년 27.6%에 달했던 매출증가율은 이듬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이후 매해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6% 외형을 키워 체면치레했으나 5300억 원을 상회하던 매출은 3900억 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채널에서 저가 겨울의류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이 격화되자 영원아웃도어를 비롯한 아웃도어업체는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방책으로 할인율을 올렸다. 이에 매출원가가 증가해 이익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2016년 매출원가는 1491억 원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이로 인해 매출원가율은 36%에서 38.2%로 2.2%포인트 증가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올해 롱패딩 및 다운류 제품의 인기와 함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다소 회복되면서 영원아웃도어의 실적이 신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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