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민의 Money-Flix]누가 감히 그들을 딴따라라 부를까서커스의 현대화 이야기를 다룬 <위대한 쇼맨>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8-01-03 15:19:5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2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6년 12월 2일, SBS 8시 뉴스는 ‘태양의 서커스'의 첫 내한 공연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 "소규모 예술가 집단으로 시작한 지 20여년만에 연간 티켓 매출 1조 원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태양의 서커스. 경쟁자로 넘쳐나는 레드 오션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인 블루 오션을 개척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당시 국내 경영, 경제계는 온통 ‘블루 오션'에 빠져 있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 역사상, 최다 언어 번역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 <블루 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 때문이었다. 특히 공저자 중 한 명이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한국인 김위찬 교수라는 사실 때문인지, 재계나 학계는 물론 정부 각료들까지 ‘블루 오션'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다.
서커스하면 진부한 동춘 서커스를 먼저 떠올리던 한국인들에게, 태양의 서커스의 신박한 성공은 블루 오션을 개척한 대표적인 사례로 딱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라스베가스에 가서나 볼 수 있었던 그 태양의 서커스를 서울에서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이듬해 시작한 <퀴담>이 어떤 반응을 일으켰는지는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서커스'라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다. 굉장히 오래 전에 시작되어 큰 변화가 없다가, 1980년대 초 캐나다 몬트리올의 길거리 곡예사였던 기 라리베르테가 친구들과 함께 기예단을 만들고 이를 태양의 서커스로 성장시킴으로써 블루 오션으로 재창조한 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정도다.
그러나 그것이 사업이든 학문이든 그 어떤 분야든, 아무런 변화가 없던 평온한 바다가 갑자기 푸른 색으로 물들 일은 만무한 일.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위대한 쇼맨>은 태양의 서커스가 있기 전에도 서커스에 수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런 변화를 일으킨 혁신가들이 존재했음을 새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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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인 P.T. 바넘(휴 잭맨 분)은 코네티컷에서 복권 등 이런 저런 사업을 하다,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좋게 말해 쇼비즈니스, 나쁘게 말하면 프릭 쇼(freak show) 분야에 뛰어든 인물이다. 161세의 여성 노예 조이스 헤스(Joice Heth), 피지 인어(Feejee Mermaid), 엄지 장군(General Tom Thumb) 등 지금 보면 코웃음 칠 사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들의 돈을 갈취했다.
그러다 영화에서 그려진 것처럼 우연히 스웨덴 출신의 소프라노 가수 제니 린드의 미국 순회 공연을 기획해 성공을 하게 되고, 이 경험을 기반으로 중산층에 기호에 맞는 엔터테인먼트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그 결과가 그의 나이 60세가 넘은 1871년에 창단되어 서커스의 원형으로 불리게 된 ‘지상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서커스단에서 코끼리를 전면에 내세워 순회공연을 하며 엄청난 흥행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이 아니다. 영화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에서 그가 광고 방식과 메시지를 혁신함으로써 ‘야바위의 왕자'라는 별명과는 달리 현대 광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업가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가 남긴 말 중 "가장 고귀한 예술은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The noblest art is that of making others happy)를 부각시키려 했지만, 금융투자 분야에서 일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바보들이 있다"(There's a sucker born every minute)에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네이버 캐스트 "대중은 속기 위해 태어났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6336&cid=59017&categoryId=59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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