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프리 IPO)는 증권사들의 화두다. 수수료 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진 증권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PI) 부문은 물론 기업공개(IPO) 부서에서도 프리 IPO 투자 매물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부채자본시장(DCM) 강자였던 KB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프리 IPO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년 간 20여개 기업에 25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프리 IPO로 상장 주관사를 따내는 경우도 많다. KB증권뿐만 아니라 IPO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증권사에서는 프리 IPO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다만 과열된 프리 IPO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말이 전도됐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기업공개 부서는 발행사의 상장을 돕는 것이 주 업무다. 투자는 부수적인 업무에 불과하다. 만약 기업공개 부서가 프리 IPO를 시도했다가 손실이 발생했다면 사후관리에 추가적인 인적 자원을 써야 한다. 이럴 경우 상장을 하려는 발행사에 대한 서비스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상장 자문에 힘을 쏟아야 하는 뱅커가 사후관리에 동원되는 양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증권사 PI 부서는 투자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손실이 날 경우 당연히 사후관리가 필요한데 투자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직원들이 이를 처리한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위해 결성된 조직이고 사후관리도 그들의 주 업무이다보니 이해상충에 걸리지 않는다.
프리 IPO는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든 증권사 기업공개 부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고 여러 증권사들이 달려든 상황이다. 예비 IPO 기업들은 이를 파악하고 주관사 멘데이트 조건으로 프리 IPO를 요구하는 곳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프리 IPO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질이 낮은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IPO 뱅커라면 프리 IPO보다는 시장에 상장시킨 트랙레코드가 그들의 자산이다. 과열된 프리 IPO 시장은 뱅커들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게 할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IPO 자문 서비스와 투자 실적 중 무엇이 그들의 본질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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