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유증, 오너 참여…적대적 M&A 트라우마? [Deal Story]과거 인수합병 위협 노출…최대주주측 유증 전량참여 결정
양정우 기자공개 2018-01-18 15:23:3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됐던 경험이 트라우마를 남겼을까. 중견 해운사 흥아해운의 최대주주측이 부랴부랴 유상증자 참여를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흥아해운은 오는 17일 230억 원 규모 유상증자의 청약을 개시한다. 당초 최대 주주측(페어먼트파트너스, 이윤재 회장)은 배정물량의 30%만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100% 청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사실 흥아해운은 지난 2005년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된 전력이 있다. 당시 외국계 자본은 대한해운 등 국내 해운사를 상대로 보유 지분을 늘리며 위협을 가했다. 흥아해운도 노르웨이계 골라LNG의 투자사(제버란트레이딩)가 주식을 사들이면서 적대적 M&A의 표적이 됐었다.
이 때 등장한 백기사가 현재 흥아해운의 1대 주주인 페어먼트파트너스(Fairmont Partners. 이하 페어먼트)였다. 적대적 M&A 위협이 현실화되자 페어먼트측이 장내 매수로 지분율을 끌어 올리며 방어에 나섰다. 페어먼트의 최대주주인 이내건 콩힝에이전시 명예회장은 이윤재 회장과 친분이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내건 회장과 이윤재 회장의 관계가 파악되기 전까지 페이먼트측도 적대적 M&A에 가세한 세력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친분 관계가 전해지자 시장 안팎에선 적대적 M&A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이후 이내건 회장측은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경영에 나설 뜻이 없다고 밝혔다. 흥아해운의 적대적 M&A 위험이 일단락된 순간이다.
하지만 10여 년이 흘러 흥아해운은 다시 '경영권 안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운 업황의 침체로 수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을 단행했다. 최대주주측의 지분율 희석도 감안해야 하는 결정이었다.
올해도 연초부터 유상증자를 시도하고 있다. 오너측의 자금 여력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당초 이번 유증엔 최대주주측이 배정물량의 30% 정도만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보유 지분이 16%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됐다.
적대적 M&A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됐을까. 결국 흥아해운의 최대주주측은 유증에 전량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지분희석 최소화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선택이란 게 회사측의 공식 입장이다. 앞으로도 경영권 안정이라는 키워드는 흥아해운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당분간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본래 흥아해운이 예정했던 유상증자 규모는 337억 원이었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발행가액(주당 562원)이 크게 줄면서 모집총액이 230억 원 규모로 축소됐다. 이 때문에 선박 운용을 위해 원료를 매입할 자금(지급처 GS칼텍스)이 1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급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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