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느슨해진 계열사 지배력…내부거래로 '공생'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④국내·외 38곳 포진…일감 주고 받고, 자금 지원도
고설봉 기자공개 2017-09-18 07:59:03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3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은 주력인 해운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실핏줄처럼 연결된 흥아해운과 계열사들은 서로 간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 육상과 해상에서 전문 영역을 구축했다.그러나 계열사들에 대한 흥아해운의 지배력은 많이 약화된 상태이다. 법정관리와 최대주주 변경 등을 겪으며 지분이 희석된 탓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일감 및 자금을 교류하면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계열사 38곳, 해운업 기반 운송·물류…부동산 투자도
흥아해운은 자회사 및 특수관계사(이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이들 계열사들은 밝혀진 곳만 총 38곳으로 집계됐다. 해운과 비해운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에 근거지를 둔 법인은 24곳이고, 해외법인은 총 14곳이다. 해외법인은 중국과 동남아에 집중돼 있다.
계열사들 중 규모가 크고 자립도가 높은 법인은 세 곳이다. 흥아해운과 국보, 피케이밸브이다. 이외 법인들은 해운업을 지탱하는 육상운송, 물류창고 등을 주업으로 하는 군소업체와 해외 영업소 등이다. 일부 부동산 투자 및 개발업 등에 진출한 법인들도 있다.
흥아해운은 국·내외 자회사와 관계기업, 공동기업투자기업 등 총 25개 법인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중 연결 자회사로 분류되는 곳은 국내 법인 2곳이다. 선박관리업을 주업으로 한다. 영업소 개념의 해외 법인은 12곳으로 동남아와 중국에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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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에 포함되지 않는 대표적인 법인은 흥아로지스틱스이다. 2009년까지 흥아해운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지분율은 50%로 줄었다. 흥아로지스틱스는 다시 동보항공, 메트로물류 등 5곳을 별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외 계열사들은 흥아해운이 외부 투자자들과 함께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들이다. 10여곳으로 집계된다. 피케이밸브, 국보, 에이치앤브이물류, 에이치앤브이물류안성, 흥아프로퍼티그룹, 한국엠씨씨로지스틱스 등이다.
이중 규모가 가장 큰 피케이밸브는 1968년 설립됐다. 밸브 콕크류 등을 제조·판매한다. 흥아해운이 지분 37.3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이외 계열사인 국보의 윤성욱 회장 등 7인이 지분 6.33%를 가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0.16%, 기타주주가 56.1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에이치앤브이물류, 에이치앤브이물류 안성, 흥아프로퍼티그룹 등 부동산 투자 및 개발을 주업으로 한다. 다시 각 법인마다 자회사를 별도로 두고 있다. 이들 법인 역시 개인 투자자들이 흥아해운과 함께 지분 출자해 세웠다.
주력 계열사로 평가되는 국보는 흥아해운이 지분 21.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리사주조합 5.94%를 제외한 72.99%의 지분이 소액주주들에게 몰려있다. 국보는 코스피 상장사로 시가총액 180억 원이다. 1953년 설립된 컨테이너 화물운송·보관·하역을 주업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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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지배구조에도 내부거래 '공생'
각 계열사에 대한 흥아해운의 지배력은 느슨한 편이다. 법정관리 등 경영이 어려워 지면서 자회사 및 특수관계자들에 대한 보유 지분율이 줄었다. 반대로 이들 법인에 대한 외부 주주들의 지분율이 늘어난 계열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흥아해운과 특수관계로 얽힌 계열사들은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일감을 주고 받으며 공동 성장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과 매입, 채권과 채무 등에 이어 직접적인 자금대여 등이 이뤄지고 있다.
올 상반기 흥아해운이 계열사들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총 25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대비 금액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국보, 흥아로지스틱스에 몰려있던 지난해 동기에 비해 거래의 대상은 더 늘었다. 같은 기간 매입은 92억 원이었다.
계열사들과 맺은 채권·채무 관계는 매출·매입 거래보다 금액이 더 많다. 올 상반기 흥아해운이 계열사들과 거래에서 발생한 채권은 168억 원, 채무는 1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대비 채권이 약 50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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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은 일부 계열사에는 직접 자금을 지원했다. 올 6월 기준 총 458억 원의 자금을 흥아프로퍼티그룹에 대여했다. 흥아프로퍼티그룹은 2007년 6월 수빅네오코브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필리핀 부동산 개발을 위해 자산관리업 및 경영자문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08년 8월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흥아프로퍼티그룹으로 흘러간 흥아해운의 자금은 다시 필리핀에 설립한 법인으로 흘러갔다. 흥아프로퍼티그룹의 99.99% 자회사인 수빅네오코브(Subic Neocove Corporation)에 올 6월 기준 437억 원을 장기 대여한 상태다. 같은 기간 장기미수금은 39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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