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AI 접목' 포스코의 스마트 상생 [공유경영 시대]⑥생산공정에 AI·ICT기술 적용, 중소기업 모델 확산 과제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01 07:56:55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1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업에 AI(인공지능) 기술을 입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자". 철강업계 신년인사회 행사장에 울려 퍼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의 화두는 '스마타이재이션(Smartiza-tion·스마트화)'이다. 진화하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되는 시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굳건한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AI와 ICT(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스마트 제조업 정신은 '중소기업과의 CSV(공유가치창출)'로 이어진다. 포스코는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포스코형 중소기업 스마트 공장 모델을 구축하고, 포스코가 개발한 '포스프레임(POS-frame)'을 경량화해 중소기업에 맞는 플랫폼을 제공할 방침이다.
권 회장은 최근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로는 이례적으로 '2018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석했다.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의 세계를 체험하고 돌아온 권 회장의 주문은 간결하다. "모든 사업장을 스마트화하자", "이를 그룹사 전체와 중소 고객사에 적용해 함께 4차 혁명을 선도하자".
◇ 전 공정의 '스마타이재이션'을 꿈꾸다
지난해 1월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공장에 AI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철강업체가 생산공정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시킨 건 국내외 통틀어 포스코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지난 한 해 총 140여 건의 '스마트 과제'를 발굴해 160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
포스코는 7월 '스마트 포스코 포럼(Smart POSCO Forum) 2017'을 개최해 스마타이재이션 기조를 분명히 다졌다. 권 회장은 이날 "스마트 공장 모범 사례를 모든 제철소 공정과 재무·인사·구매 등의 경영분야에 접목할 것"이라며 "포스코의 스마트화 성과는 그룹사는 물론 중소 고객사까지 적극적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공장이란 모터(motor), 밸브(valve), 센서(sensor) 등 사업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IoT·VR·빅데이터(Big Data)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 자동화 공장이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시간을 단축했다면, 스마트 공장은 CPS(Cyber Physical Systems) 기반의 가상 현장과 무인화된 생산체계에서 문제점 및 원인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포스코는 스마트 공장의 개념을 에너지, 건설, 화공 등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 품질 향상 등을 달성하고 새로운 개념의 신사업 진출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 당면 과제, 중소기업과의 '스마트 상생'
포스코는 'CSV(공유가치창출)를 지향하는 더 큰 내일'이라는 표어 하에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2005년 6월 신설된 중소기업 지원 전담 조직이 △기술협력 △금융지원 △파트너십 강화 △컨설팅 및 교육 △일자리창출 및 소통강화 등 총 5개 부문에서 32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상생 방식은 컨설팅 제공, 일자리 창출, 특허 공개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제는 중소기업의 스마타이재이션 구축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스마트 상생의 핵심은 중소기업이 생산라인 자동화, 공정관리 전산화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다. 포스코는 보유 중인 제철설비 운영기술과 전문 경험 등을 활용해 2016년 13개, 2017년 31개의 중소 고객사에 스마트 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나스테크, 코리녹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적용 대상을 더욱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고유의 혁신방법론인 QSS(Quick Six Sigma)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QSS는 포스코 현장 전문가가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해 진단 및 처방을 내리고 문제 해결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QSS를 접목한 50개사를 대상으로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이 평균 15%가량 향상됐고 불량률은 2%씩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중소기업벤처부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스마트 상생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소 협력사들이 공장자동화, 에너지효율 향상 등을 통해 최근 대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동반성장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고 있고 향후에도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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