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지배력 강화·면세 '재단 레버리지' [오너십의 탄생]③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활용
김현동 기자공개 2018-02-06 08:36:51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1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지배한 수단 중에서 주목되는 것이 공익재단이다.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절세 기법이었다.공익재단을 처음으로 활용한 것은 조중훈 선대회장의 대한항공 지분이다. 조중훈 선대회장 사망 후 그가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 지분(472만5077주)은 조남호(73만주), 정석학원(139만5530주), 인하학원(164만주), 21세기한국연구재단(23만5200주), 대한항공(72만4347주) 등으로 증여됐다.
조양호 회장은 지분을 받지 못했지만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재단으로 지분을 옮기면서 지배력은 강화됐다. 더구나 공익재단의 경우 증여세가 면제돼 1석2조의 효과까지 발휘할 수 있었다.
2001년까지 1%에도 미치지 못하던 공익재단의 대한항공 지분은 2002년 5% 내외로 올라간다. 본인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도 선대회장의 지분을 수증하면서 보유 지분이 6%대로 올라가 확실한 지배체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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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회장이 육영사업을 위해 인수한 인하대학교와 한국항공대학을 절묘하게 활용한 셈이다. 한진그룹은 1968년 인하대학교를 인수했고, 이후 한국항공대학을 인수했다.
정석학원과 인하학원은 2013년 정석인하학원으로 합병한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과 조양호 회장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대한항공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정석인하학원만이 아니다. 일우재단(옛 21세기한국연구재단)도 조중훈 창업주의 지분을 수증하면서 대한항공 지분을 갖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21세기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21세기한국연구재단은 1991년 2월 한진그룹이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2009년 8월 명칭을 일우재단으로 바꿨다. 조양호 회장은 1995년부터 일우재단 이사장이었고, 2009년 부인 이명희 씨에게 이사장직을 물려줬다.
한진그룹 산하 공익재단 가운데 가장 늦게 만들어진 정석물류학술재단도 오너십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조중훈 선대회장의 부인 고 김정일 여사가 2004년 전액 출연해 만들었다. 김정일 여사가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 지분(39만3900주, 0.55%)이 고스란히 정석물류학술재단으로 넘어왔다.
2011년부터 이들 공익재단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5%대가 돼 대한항공의 주요주주가 됐다. 조양호 회장은 본인의 지분은 물론이고 공익재단을 통해서도 대한항공을 지배하게 됐다.
2013년 대한항공의 인적분할로 지주회사 한진칼이 설립되면서 공익재단은 한진칼의 주요주주로 올라선다. 2013년 이후 이들 공익재단은 조양호 일가와 함께 한진칼의 주요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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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물류학술재단은 2013년부터는 정석기업의 지분도 확보했다. 지주회사 한진칼과 조양호 회장에 이어 주요주주 역할을 하게 된다. 정석기업은 한진칼 출범 전까지 한진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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