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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리더' 김홍기 전진배치…쌍두마차 체제 [CJ를 움직이는 사람들④]이채욱 부회장과 역할 분담, '재무통' 최은석·김재홍 부각 가능성

김기정 기자공개 2018-02-09 05:28:27

[편집자주]

CJ에는 '2인자'로 불리거나 이재현 회장의 '오른팔'로 일컬어지는 특정 인물이 없다. 2007년 일찍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비선 라인'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장 경영 복귀 이후 '그레이트 CJ'와 '월드 베스트 CJ'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 대형 M&A 등이 속도를 내고 있다. CJ의 비전을 실현 가능한 목표로 구체화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컨트롤타워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6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가 김홍기 총괄부사장을 공동대표로 내세워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대표인 이채욱 부회장은 대외활동에 중심을 싣는 대신 김 부사장은 내부 경영에 집중한다. 지주내 핵심조직 경영전략총괄 또한 '재무통'인 최은석 부사장을 전진 배치해 진용을 새로 짰다. 재경실은 김재홍 부사장이 자리를 유지해 안정화를 꾀했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M&A가 여러 차례 예고된 만큼 지주 재무전략가의 중요성이 보다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채욱·김홍기 공동대표체제…대외·대내 '역할분담'

㈜CJ는 지난해 11월 김홍기 부사장(사진)을 총괄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기존에는 이채욱 부회장만이 대표직을 달고 있었다.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해 역할을 세분화했다. 앞으로 이 부회장은 대외적 활동에 좀 더 무게를 싣고 김 총괄부사장은 내부 경영에 집중할 전망이다.

CJ 관계자는 "지주사 대표는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이 부회장은 오너를 대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외부 업무 등에 보다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기
김홍기 총괄부사장
김 총괄부사장은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이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가까이 비서팀장으로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1965년생으로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2000년 제일제당에 발을 들였다. 2년 후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전략1팀, 비서팀, 인사총괄 등을 거쳤다.

계열사 사업을 일선에서 주도하는 역할보다 전략 구상과 그룹 내부 핵심 업무를 담당해 왔다. 이 같은 이력이 지주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게 된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위한 밑작업으로도 해석된다. 김 부사장은 1946년생인 이채욱 부회장과의 나이차이가 무려 19살이다. 폐 건강이 좋지 않은 이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건강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대표직을 꾸준히 유지하기는 힘든 상황인 만큼 능력 있는 후배에 일선 경영을 넘겨준 것으로 보인다.

◇경영전략총괄 최은석 + 재경실 김재홍, '안정성' 초점
최은석부사장
최은석 부사장
경영전략총괄 역시 신진 인사로 채워졌다. 기존 수장이었던 신현재 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로 이동하고 전략1실장이었던 최은석 부사장(사진)이 그 자리에 올랐다. 그룹 내 대표 재무통인 최은석 부사장은 CJ GLS와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경영전략총괄은 신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액션플랜을 짜는 그룹 중추다. 산하에 전략실, 재경실, 마케팅실, 기획실, M&A담당을 두고 있다. CJ는 이재현 회장 복귀에 발맞춰 대규모 M&A를 여러 차례 공언했다. 매출 100조 원의 '그레이트 CJ' 달성을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해외 각지 챔피언 회사를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사업의 큰 틀을 주도하는 경영전략총괄의 임무가 보다 막중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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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실장
보수적인 분위기가 짙은 재경실은 김재홍 실장(부사장대우, 사진) 기용을 지속해 안정을 꾀했다. 재경실은 원조 CJ맨이 주로 몸담고 있는 곳이다. 김 부사장 역시 CJ 공채출신이다. 제일제당에 몸담다가 2007년 CJ로 자리를 옮겼다. 전략지원팀에서 2년 간 근무한 후 2009년 재무팀장 자리에 올랐다. 2013년부터는 줄곧 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재경실은 그룹 핵심인 재무관리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년간 대내외적으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최 부사장 이전에 재경실을 이끌었던 성용준 부사장은 대한통운 인수 당시 취지와 자금조달 계획 등을 여러 자리에서 직접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오너 부재와 맞물려 성 부사장이 법무 관련 조직으로 이동하자 자리를 물려 받았다. 지주사가 주도하는 대규모 M&A가 성사되기 힘든 상황이었던 셈이다. 최근 2~3년 동안에도 인수합병이 잇따라 성사됐지만 대부분 제일제당과 대한통운 등 계열사별로 이뤄졌다. 재무팀이 그룹 절체절명을 촉발한 소용돌이 중 하나였다는 점 역시 부서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었던 주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 복귀에 발맞춰 내부 재정비가 발 빠르게 진행된 만큼 보다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CJ가 조 단위 딜에도 나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주사 차원의 전후방 재무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CJ 관계자는 "CJ는 지금까지 유동성 위기 등을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며 "그만큼 재경실에서 그룹 전반의 재무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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