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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IPO 승인', 효력 상실 가능성은 공정위, '가습기 살균제' 사건 검찰 고발…상장규정서 상실사유 적시

양정우 기자공개 2018-02-14 09:37:34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2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IPO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도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면 승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바라보는 거래소측의 시각에 따라 IPO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소사한 끝에 애경산업과 SK케미칼 등을 검찰에 고발(표시광고법 위반)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전직 대표이사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동시에 공정위는 자체 조치로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 등을 결정했다.

IB업계에서 이번 사건을 주시하는 건 애경산업이 현재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관한 투자 리스크를 무겁게 여기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날 공정위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하자 IPO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위의 검찰 고발 조치로 야기될 최악의 상황은 예비심사 승인의 효력을 상실하는 경우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서 각각 상장 예심 결과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제23조 1항 1호)에 따르면 우선 경영상 중대한 사실이 생긴 경우가 상실 사유에 해당한다. △상장예비심사신청서에 거짓으로 적혀있거나 빠져있는 사실이 발견된 경우 △국내회계기준 위반으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 검찰 통보, 증권발행 제한 또는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은 경우 등 여러 요건을 적시하고 있다.

그 밖에 상장심사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서 시행세칙에서 언급한 사유도 있다.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도 상실 요건에 포함돼 있다.

애경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조항으로는 경영상 중대한 사실이 생긴 경우가 꼽힌다.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도 포함될 수 있다. 물론 어떤 조항이든 한국거래소가 중대 사안으로 인정할 때만 예심 승인 효력의 상실을 따질 수 있다. 공정위 조치의 경중을 판단하는 거래소측의 결론에 따라 애경산업의 IPO가 좌우되는 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정위가 재조사 결과를 발표한 시점이어서 아직 거래소측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일단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도 중대한 사실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승인 결과를 부인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은 수년 전부터 기업공개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옥시발(發)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지면서 상장 작업을 중단했었다. 유사 제품(가습기 메이트)을 판매한 애경산업도 역시 비난의 타깃이 됐던 탓이다.

그 뒤 비난 여론이 다소 누그러지자 애경산업은 다시 IPO에 시동을 걸었다. 마침내 이달 초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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