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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재' 하이트진로, 닷새만에 또 사모채 공모 접고 9일 이어 연거푸 조달, 연초 사모시장서만 500억 마련

김시목 기자공개 2018-02-19 13:49:16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A0)가 닷새 만에 또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던 하이트진로는 이달 들어 사모시장서만 총 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갔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부당 내부거래 제재 탓에 공모조달 절차에 부담감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날 200억 원 어치 사모사채를 찍었다. 트랜치(tranche)를 비교적 장기물인 5년물로 구성한 가운데 별도 콜옵션(Calltoption)을 걸었다. 금리는 4.269% 수준에서 결정됐다. NH투자증권이 사모채 발행 제반 업무를 맡았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9일에도 300억 원 규모 사모채를 찍었다. 별도의 옵션없이 2.5년물 단일 트랜치로 구성된 회사채였다. 조달금리는 3.24% 수준으로 하이트진로 2.5년물 회사채 민평금리(3.20%)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 등록 사모채로는 창사 첫 발행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조달 역시 내달 만기 예정인 회사채 상환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오는 3월 1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 이어 4월에도 1200억 원 가량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각각의 금리는 3.27%, 2.58% 수준이다.

하이트진로의 이례적인 사모시장 의존증은 연초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연초 하이트진로 총수일가 보유의 서영이앤티를 직접 또는 삼광글라스를 교사해 부당 지원했다고 발표하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시장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공정위 제재 탓에 공모시장 출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라며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 결과나 자체 영업실적 부진 등을 감안해도 발행이 쉽고 조용히 조달할 수 있는 사모시장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공모채 발행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부진 역시 공모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4329억 원, 642억 원을 올렸다. 수익성은 전년 대비 급하락했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꾸준히 사모가 아닌 공모 시장만을 찾아 자금을 조달해왔다. 다만 회사채 수요는 매년 줄고 있다. 매년 1000억 원 안팎을 모집예정액으로 제시, 2015년 4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뒤부터는 공모액을 근근히 채우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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