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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벨기에 외무부건물 펀드, 리스크는 없나 임대료 상승이 수익률 변수…100% 환헤지 부메랑될수도

이승우 기자공개 2018-03-09 10:18:53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7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헤지 이후 7%라는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벨기에 외무부건물 투자 펀드에는 리스크가 없을까. 전문가들은 임대료 상승 여부와 환헤지에서 발생하는 비용 추가 가능성을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

◇장기임차, 임대료가 수익률 핵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에그몬트(Egmont I&II) 오피스빌딩을 5200억원(3억9390만유로)을 들여 매입했다. 인수 자금은 현지 대출 3000억원, 한국에서 펀드 설정을 통해 2160억원 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다. 국내 조달 자금은 개인 대상 공모펀드가 1150억원, 전문투자자 용도의 사모펀드가 1000억원 가량으로 구성돼 있다. 개인들에게 팔리는 공모펀드의 만기는 5년이나 그 이전 3년내 매각을 통한 청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해당 건물과 토지를 사들인 게 아니다. 토지와 건물에 대한 99년간 임차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인 것이다. 장기임차권(Long Term Leasehold)이란 계약기간 동안 자산을 소유자인 것처럼 사용수익할 수 있는 대물적 권리로, 등기가 가능하고 물권으로서 제3자 대항력이 있다. 여의도 파크원과 IFC 등과 같은 개념의 부동산으로 국내법상 지상권과 유사하다.

때문에 이에 투자하는 건 해당 건물이나 토지 가격의 상승보다는 임대료 변수가 훨씬 중요하다. 매각차익보다 현재 임차 상황 그리고 향후 임대료 상승이 수익률에 결정적이라는 뜻이다

현재 이 건물은 벨기에 정부건물관리청과 벨기에 외무부 등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잔여임차기간은 약 13년 2개월로 당분간 임차리스크는 없다. 개인들이 투자하는 공모펀드 만기 역시 3년, 최장 5년 정도여서 공실에 따른 임대료 하락 리스크는 적은 편이다. 현재 임대면적의 100%가 임차돼 있고 총 임대료는 연 221억원 정도다.

하지만 그 사이 임대료가 더 오를 것이란 확신은 하기 힘들다. 임대료 상승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수익률 제고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건물의 임대료 인상률은 벨기에 'Health Index'를 따른다. Health Index는 소비자물가(CPI)에서 주류와 담배, LPG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물가지수다. 지난 과거 10년 평균 상승률은 1.88%를 기록하고 있다. 이 상승률만큼 임대수익률도 덩달아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이 지수가 많이 오르지 않으면 펀드 수익률도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향후 Health Index가 2%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PB는 "건물과 토지를 취득하는 대신 장기 임차를 하면서 취득세 12.5%를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벨기에 외무부의 잔여임차기간이 13.2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펀드 투자기간 3년(연장시 최대 5년) 안에는 다른 건물로 이동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벨기에

◇"100% 환헤지 독이 될수도"

또 하나 리스크로 꼽히는 건 환율 변동. 유로화 가치 상승에 대한 이득을 포기하는 대신 원금에 대한 100% 환헤지를 했지만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펀드 설정과 함께 원금에 대해 100%, 배당에 대해서는 60~80% 비율의 환헤지를 한다고 밝혔다. 환헤지 비용을 들이더라도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도다. 방식은 FX스왑과 통화스왑(CRS)를 통해서다.

하지만 100% 환헤지를 한 이후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원화가 급격하게 약세로 갈 경우 환헤지를 담당했던 은행에서 추가 증거금 등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해외펀드에서 환헤지 문제로 손실을 키웠던 사례와 유사한 경우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에 비용을 들여 100% 환헤지를 해놨다고 해도 환율이 급변동하게 되면 비용이 더 들게 된다"며 "이 경우 환헤지 비용 증가로 펀드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환헤지 계약에 따라 추가 설정(Capital Call)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급격한 환율의 변동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 및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헤지 거래 디폴트 등을 고려해 보수적인 외환 관리 전략을 수립한다"며 "수익률 추구를 위하여 자의적인 외환시장 전망에 근거한 환헤지 비율 변경을 지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펀드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증권사 한 임원은 "유로화 환헤지 프리미엄, 낮은 조달금리 등을 감안해 펀드 수익률이 높아진 것으로 안다"며 "최근 나온 해외 부동산 펀드 중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물건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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