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정부건물, 공모펀드로 나온 까닭 한국증권 상품공급 역할, "공급과다로 괜찮은 물건, 리테일로"
이승우 기자공개 2018-03-12 10:37:4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벨기에 정부 부처(외무부·정부건물관리청)가 입주한 브뤼셀 소재 건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해외부동산 펀드 목표 수익률은 7%다. 임차 잔존 기간이 13년 이상인데다 100% 환헤지로 환변동 위험을 제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부동산상품이 공모펀드로 나와 주목받고 있다.한국투자증권이 주 판매사인 이 상품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금융그룹 내부 상황과 해외부동산 투자업계의 여건이 종합된 틈새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약하면 개인들이 투자하기 '괜찮은 상품'이라는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증권 WM 비즈니스 측면 지원, "특판RP 자금이탈 방지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에그몬트(Egmont I&II) 오피스빌딩을 5200억원(3억9390만유로)을 들여 매입한다. 인수 자금은 현지 대출 3000억원, 한국에서 펀드 설정을 통해 2160억원 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다. 국내 조달 자금은 개인 대상 공모펀드 1150억원, 전문투자자 용도의 사모펀드 1000억원 가량으로 구성돼 있다. 개인들에게 팔리는 공모펀드의 만기는 5년이나 그 이전인 3년내 매각을 통한 청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들에게 팔리는 공모펀드는 계열사 한국투자증권 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증권사등 여러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판매사 뿐 아니라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 상품에 대해 호평하고 있다. 고수익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유로화 환헤지 프리미엄, 낮은 조달금리 등을 감안해 펀드 수익률이 높아진 것으로 안다"며 "최근 나온 해외 부동산 펀드 중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물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품을 공모펀드로 내놓은 건 한국금융지주의 그룹 사업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자산관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를 측면 지원하는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은 발행어음과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관련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특별한 상품이 필요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말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과 특판 RP로 자산가들의 자금을 대거 끌어 들였는데 만기 도래 자금을 계속 유치하기 위한 탁월한 상품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벨기에 부동산 펀드는 자산가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벨기에 부동산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운용자산 감소를 보완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국내주식형을 위주로 자산이 빠져나갔다.
◇"법인투자자, 해외부동산 피로감", 개인들에게 넘어온 기회
호평을 받고 있는 해외 부동산 딜이 개인 공모상품으로 등장한 또 다른 배경에는 해외 부동산 딜의 국내 과다 공급이라는 업계 상황도 맞물려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소형 법인들이 앞다퉈 해외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공급이 과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는 정점을 찍으면서 법인들도 투자에 나서기 벅찰 정도로 공급이 과했다는 것.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해외 부동산 딜 중에서 괜찮은 물건들이 리테일로 나오는 이유는 두가지인데 계열사에 대한 상품공급 측면, 그리고 법인 투자자들의 소화불량이라는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 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관들이 많은 해외 부동산 딜에 투자를 이미 해놨기에 최근에는 투자에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투자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해외부동산에 대한 투자 기회가 개인들에게도 점차 옮겨 오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공모 펀드로 1100억원이 팔릴 예정인데 이중 500억원 가량이 한국투자증권, 나머지 600억원이 여러 판매사들에게 분산 배정된 관계로 물량을 더 공급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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