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벽' 넘지 못한 최흥식 금감원장 12일 사의표명, 금융권 인선 후속 절차 '난항' 불가피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13 10:05:5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흥식 금감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를 향해 제기된 채용비리 논란의 벽을 결국 넘지 못했다. 최 원장은 특별감사단 구성을 알리며 정면승부를 택했지만, 채용비리 척결을 외쳤던 정권에서의 부담감은 그와 같은 길을 걷기 어렵게 했을 것이란 평가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금융위에 사의를 표명했다.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지 사흘 만이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오랜 친구인 모 건설사 대표이사 아들 입사에 권한을 행사한 의혹을 샀다. 해당 인사의 입사 지원서에 '최흥식 부사장 연락'이란 문구가 발견되며 불거진 의혹이다.
최 원장 채용비리 의혹은 각종 잡음을 낳았다. 무엇보다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집중 검사했던 금감원 수장이 본인조차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금감원은 최 원장이 지난해 9월 부임한 후 역대 최초로 채용비리만을 대상으로 한 은행권 테마 검사를 벌였다. 그 결과 하나·국민·부산·대구·광주은행 등 5개사를 검찰 고발 조치했다.
문제는 금감원의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대상이 된 시기가 최 원장의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을 비켜나 있었다는 점이다. 금감원의 채용비리 검사 대상 시기는 2015년~2017년이었다. 정작 비슷한 시점에 벌어졌던 정부의 공공기관 검사는 2012년~2017년으로 5개년을 대상으로 했다. 금감원이 최 원장 의혹을 알고서도 조직적으로 은폐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이로 인해 나왔다.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해명도 논란을 샀다. 최 원장은 "연락이 와서 담당 임원한테 던져주고 합격 여부만 알려달라고 말했을 뿐, 영향력은 행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은 비슷한 해명을 한 은행들 대다수를 검찰에 고발 조치한 상태였다. 최 원장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도 결국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봐야 할 사안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 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건 이와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에 대한 의혹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정부기관 관계자는 "BH에서 고위 공직자의 채용비리 의혹은 어떤 해명을 막론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하라는 입장이었다"며 "민정실이 나선 것도 이 때문이고 최 원장 역시 이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정부는 서둘러 후속 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적합한 인사를 찾지 못해 최 원장을 앉히기까지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볼 때 그의 후임자를 찾는 작업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당분간 수석부원장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S이앤이, 스마트 팩토리 첫발… 증축 공사 준공
- 쌍용정보통신, 1분기 매출 679억·영업손실 31억 기록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진양곤 회장 "할 도리 다 했다, 남은 건 하늘의 뜻"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아바스틴 왕위 잇는 '간암 타깃' 올인, '병용'으로 길 열었다
- 젬백스링크, 포니에이아이로부터 300억 투자유치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K-바이오 모두가 주목한다, 미국 FDA 허가 결정 'D-1'
- [우리투자증권의 부활]'격전지' IB 비즈니스, 우리은행이 '열쇠' 쥐고 있다
- 드림텍, 반도체 모듈 사업 진출…인도서 모듈 양산
- 티에스넥스젠, 뉴로소나 투자로 글로벌 뇌질환 시장 진출
- [Red & Blue]엑스페릭스 품 떠나는 엑스플러스, 신사업 기대감 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