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19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에 비해 경쟁 열세에 있는 중소·중견사업자는 인천공항공사와의 제1여객터미널(T1) 임대료 인하 협상에 사활을 걸었다. 철수 가능성을 내비치며 공사와 협상을 시도하는 신라, 신세계 등과는 달리 중견사는 집회 등의 방식을 택하며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T1에 입점한 중소·중견면세점 4사는 오는 21일 오전 인천공항공사 청사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SM, 엔타스, 시티, 삼익면세점 각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200여 명이 항의시위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집회신고를 마쳤으며 공항공사 측에서 집회를 갖기 이전에 중견 4사 대표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와 중견사가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견사는 단순히 매출 하락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사업자 선정 과정서 드러난 제도 상의 허술함, 대기업과 중견사에 대한 공사의 차별적 대응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사업자가 강경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는 규모 및 권역별 임대료 차등 감면이 이뤄지지 않아 중견사 다수가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업지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사는 대기업 대비 35%~40% 수준의 영업요율 차등적용과 함께 탑승동 여객수 반영을 요청하고 있다. 여객동과 탑승동은 분리된 상권이며, 따라서 상권을 2개권역(여객동·탑승동)으로 구분해 탑승동을 제외한 여객동의 여객수 감소분과 각사별 객단가를 반영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고도의 상품운영능력이 필요한 면세사업에 중소·중견기업들이 3년여 발 담아오며 수많은 구조적 문제들을 경험했다"며 "담배 등 국가 전매상품의 마진 차이를 비롯해 거래조건의 차별적 적용이 이뤄지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중견사 간 공정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화장품 및 패션잡화 기업이 T1 효율 감소를 이유로 브랜드 인력을 빼는 일이 심심치않게 발생하고 있는 점 또한 중견사의 고정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입점사는 대기업사업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롯데·신라·신세계의 현장 인력은 유지하는 한편, 중견 4개사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중견사는 도급 인력 등으로 부족분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3월 현재 브랜드 인력이 14명 줄었다"며 "자사에 입점한 브랜드 전체 인력 중 8%에 해당하는 인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과정에서 직접고용 등의 인력이 늘며 고정비가 급상승한 결과 T1 사업장의 비용지출이 40%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