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인천공항 철수, 신용도 '양날의 칼' [Rating Watch]손실사업 중단, 재무지표 개선 전망…매출·시장지위 하락 '부정적'
피혜림 기자공개 2018-03-28 13:30:1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6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자 실적과 차입 부담의 이중고에 빠진 호텔롯데(AA, 안정적)의 신용도가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로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손실을 거듭하던 사업인 만큼 재무적으로만 보면 지표 개선에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호텔롯데는 급등하는 인천공항면세점 임차료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높은 재무 압력을 받아왔다.그러나 성장성 측면에서는 부정적 요인이 크다. 임차료 압박에서는 벗어났지만 수익 비중이 높았던 면세 사업에서 시장 지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장부상의 재무 부담을 덜었지만 중·장기적 사업 동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 수익성·재무지표 개선 '기대'
지난달 호텔롯데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제 1여객터미널에 있는 면세점 4곳 중 3곳의 계약을 중도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임차료 부담이 높아진데다 인천공항 면세 사업이 적자를 거듭한 탓이다. 이로써 오는 7월부터 해당 사업점은 영업을 종료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호텔롯데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별도 기준) 호텔롯데는 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중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에서만 96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해를 거듭할 수록 높아지는 면세점 임차료에 사드 파동으로 인한 매출 정체가 더해지자 손실 폭이 커졌다. 2016년에도 호텔롯데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만 426억원의 손실을 냈다. 1조 145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4500억원에 달하는 임차료가 부담이 됐다.
적자를 이끌었던 인천공항 면세사업 중단으로 수익성 지표인 EBITDA/매출액은 AA0등급 구간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할 경우 2018~19년 EBITDA/매출액 지표는 각각 4.6%, 8.1%로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한신평은 지난해 호텔롯데의 EBITDA/매출액 지표를 2.3%로 예상했다. AA0 등급의 하향 트리거인 6% 아래를 한참 밑돈 셈이다. 2015년 10%를 기록하는 등 등급 상향 트리거에 도달한 적도 있었지만 지난해 실적 저하로 해당 지표는 급격히 악화됐다.
수익성 악화의 결정적 요인이었던 임차료 비용 감소로 차입금 커버리지 지표도 호전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호텔롯데는 올해부터 2년간 총 2조원 가량의 임차료 지출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4조 749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조원의 비용 감소는 재무안정성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의 지난해 순차입금/EBITDA를 30.7배로 추정하며 면세점 철수로 올해에는 해당 지표가 15.5배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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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효과 미미, 중·장기 사업성 악화 우려
다만 철수 결정에 따른 실질적인 개선효과는 올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7일부터 면세점 철수가 가능해 상반기까지는 임차료가 발생한다. 1896억원의 위약금이 영업외비용으로 일시에 납부된 점도 상반기 재무지표에 부담을 준다.
사업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수익성 및 재무지표 개선 전망을 고려해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총수익 4조 7511억원 중 3조 9896억원을 면세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전체 수익의 84%가량을 면세부문에서 창출한 것이다. 이 중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출이 8226억원이었다. 이번 사업 철수로 연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이 감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의 비중 변경도 사업 위험을 높인다. 현재 호텔롯데의 매출은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에서 각각 8 대 2 수준의 비중으로 유지되고 있다. 공항면세점의 비중이 적은 상황에서 해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천공항마저 사업을 중단할 경우 사업포트폴리오는 시내면세점으로 더욱 편중된다. 더욱이 시내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비중이 7~80%로 높아 사드 사태와 같은 중국발 리스크 발생 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변동성이 높아져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얽힌 탓에 신용평가업계는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차료 부담 제거로 숨통은 트였겠지만 그 부분으로 향후 어떤 사업을 전개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전체적인 사업 및 재무구조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지를 중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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