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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수주가이드라인 강화 요구 '솔솔' 조선3사 수주 회복세 영향, 조선업계, 시기상조 우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05 10:26:5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4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조선사들이 수주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완화했던 '조선업 수주가이드라인'을 다시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늘고 선박건조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시적으로 '저가 수주'를 허용해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을 발급했지만 앞으로 수주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사의 일감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수주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채권단) 내부에서 현대·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수주 회복세를 보이자 RG 발급 기준인 수주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조선사들이 수주를 할 때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최소 2~3%, 최대 6%까지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해말 한시적으로 완화했던 수주가이드라인을 다시 정상 시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선 3사에 RG를 발급하고 있는 채권단은 산업·수출입·하나·우리·신한·농협·국민·기업은행 등이다.

채권단이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저가 수주에도 불구하고 RG 발급을 해준 것은 조선사의 일감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수주 가이드라인을 지난해말부터 한시적으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가진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VLCC 등을 수주할 때는 원가보다 최대 6% 낮은 가격에 수주하는 것도 허용했다.

그동안 정부와 채권단은 국내 조선사들이 출혈 경쟁을 하지 못하도록 '수주 가격이 원가보다 높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해왔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중도에 파산할 경우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RG가 발급돼야 수주 계약이 성사되며, 발급이 이연되면 최악의 경우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일부 채권단에서 수주가이드라인 강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조선사들이 수주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한 132억달러를 올해 수주 목표로 설정했고 삼성중공업도 전년대비 18.8% 증가한 82억달러로 수주 목표를 잡았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를 73억달러로 잡았다.

여기에 최근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 한도를 확대하면서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채권단은 올해 현대중공업 RG 발급 한도를 작년보다 30% 늘린 50억달러로, 삼성중공업 RG 발급 한도는 50% 이상 확대한 25억달러로 정했다.

또한 무역보험공사가 대우조선 수주물량에 대한 RG 발급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칫 추가로 RG 발급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무보가 부담하기로 한 RG 발급 한도는 10억달러 규모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과거보다 저가 수주로 인한 손실 위험이 사라졌지만 조선업황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RG 발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수주가이드라인이 강화되면 부실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등에선 수주가이드라인 강화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선박건조 가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가격경쟁력만 악화될 수 있고 아직 충분한 일감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선의 경우 여전히 중국업체와 경쟁이 심해 수주가이드라인이 다시 강화되면 수주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수주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 2년치 일감을 확보하기 전까지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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