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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실력 판가름할 코스닥 벤처펀드 [thebell note]

이충희 기자공개 2018-04-11 08:38:2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0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의 코스닥 벤처펀드 흥행몰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출시 첫날이었던 지난 5일 32개 운용사 46개 펀드에 37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둘째날인 6일까지는 누적 4300억원 판매고를 기록했다. 과거 소득공제 장기펀드, 해외비과세 펀드 등 정부가 주도해 만들었던 어떤 금융상품보다도 가입 열기가 뜨겁다.

코스닥 벤처펀드 시장의 주인공은 사모 운용사들이다. 이틀간 모집됐던 전체 4300억원 중 사모펀드에 쏠린 자금은 약 3900억원, 비중 90%가 넘었다. 공모펀드로는 400억원 정도만 모집됐다. 자금이 유독 사모 운용사에 흘러든 이유는 명확하다. 코스닥 벤처펀드 내 의무 편입해야 하는 벤처기업 신주(35%), 코스닥 주식(15%)을 안정성 높은 메자닌으로 대체해 담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한날 한시 출시된 수십여개 사모 코스닥 벤처펀드들은 운용사 실력을 판가름할 객관적 잣대가 될 전망이다. 동일한 기간, 동일한 운용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들이 수익률을 얼마나 기록하는지 판매사와 투자자는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될 것이다. '운용 기간이 달라서', '쓰는 전략 차이 때문에' 같은 핑계는 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실력 경쟁의 핵심은 메자닌 구하기 게임이다. 사모 코스닥 벤처펀드는 의무 편입해야 하는 벤처기업 신주와 코스닥 주식을 대부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으로 채우려 할 것이다. 위험성 높은 주식 대비 안전한 우량 메자닌을 담을 수록 펀드 수익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조건 메자닌을 담겠다고 열악한 기업 발행물까지 무분별하게 편입하면 패착이다. 오히려 한계에 직면한 메자닌을 담는 펀드들은 주식 위주 펀드보다 더 큰 손실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2017 감사 결과 의견거절 통보됐거나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 CB에 투자된 자금은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CB 투자금은 보통 2년 동안 묶여 있어 대부분 회수 자체가 어려워졌다.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에서 무분별한 메자닌 편입보다 적절히 주식을 섞어 트레이딩 하는 게 더 나은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수익률 경쟁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향후 사모 운용업계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타임폴리오, 라임자산운용 같은 기존 사모펀드 강자들이 대세를 굳힐 수도 있고,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 운용사가 탄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코스닥 벤처펀드 시장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운용사가 어느 곳이 될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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