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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차기 리더는]임추위, 회장 후보군 명단 비공개 결정"불필요한 오해 소지 있다"…11일 회의서 후보군 압축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10 17:27:42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0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차기 회장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차기 회장 선출을 마친 금융지주사들이 후보군 명단을 공개한 것과 대조적 행보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CEO(최고경영자) 선출 때마다 '깜깜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투명성 논란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농협금융 임추위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차기 회장 선출과정에서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빛이 바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최근 임추위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최근 임추위원으로 선임된 이기연·이준행 사외이사의 동의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임추위 관계자는 "임추위원으로 새로 합류한 사외이사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차기 회장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예년과 달라진 점 없이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그동안 CEO 선출과정에서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진행됐던 차기 회장 인선 과정이 대표적이다. 임추위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1년 연임을 확정했지만 후보군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압축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김 회장과 막판까지 경쟁한 후보들이 모두 외부 인사였던 점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차기 회장 선출을 마친 금융지주사들이 후보군 명단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농협금융도 후보군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CEO 선출 때마다 깜깜이 인사 의혹 등 투명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지배구조의 특성상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후보군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금융 임추위는 후보군 명단 공개를 통한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추위 관계자는 "후보군 명단 공개 요구를 알고 있지만 명단 공개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비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CEO 선출과정에서 투명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후보군 명단을 발표했던 타 금융지주사와 다른 행보다. 특히 후보군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는 일부 임추위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회사측이 비공개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이 '깜깜이 인사' 등 투명성 논란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농협금융 임추위는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지만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해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농협금융 인사 개입으로 임추위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금융권의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른 임추위 관계자는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얘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농협금융은 오는 11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열린 임추위에서는 5명의 임추위원들이 각각 7~8명의 후보군을 추천했다. 이중 중복된 후보군을 제외하고 추려진 후보군은 20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최근 임추위원들이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교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의 빈도가 늘어났다"며 "(이번 임추위에서) 후보군을 10명 안팎으로 압축할지, 아니면 3명 안팎의 숏리스트를 선정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금융 임추위원은 정병욱·이기연·이준행 사외이사,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농협 조합장), 이강신 사내이사(경영부문 부사장) 등 5명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이달 28일 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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