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콩H ELS'에 열광하나 높은 변동성으로 고쿠폰 매력, 거래편의성·낮은상관관계
이승우 기자공개 2018-04-13 08:36: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0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홍콩 H)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폭증했다. 기초자산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정부가 규제에 나섰고 작년말 이 규제가 풀리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홍콩 H ELS를 쏟아냈다. 물론 투자자들의 수요가 있기에 발행이 가능했다.반면 홍콩 H의 대체재로 급부상했던 HSI 등 기타 지수에 대한 활용도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S&P500과 니케이225, 유로스탁스50, 코스피200 등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다른 지수도 많은데 증권사와 투자자들은 왜 유독 홍콩 H에 집착하는 걸까.
◇높은 변동성, 고쿠폰 경쟁력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ELS(ELB 포함) 발행금액은 23조417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4% 감소했다. 이중 홍콩 H를 기초지수로 한 ELS는 15조6554억원으로 전체 발행된 ELS의 6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9배 가량 폭증이다. 이는 홍콩H ELS에 대한 총량규제가 작년말 종료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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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종료와 함께 증권사들이 홍콩 H ELS 발행에 적극 나선 건 변동성이 큰 홍콩 H에 대한 고금리 매력 때문이다. 홍콩 H는 선진국 주식시장 대비 변동성이 큰 중국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여서 변동성이 클수록 쿠폰이 높아지는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기에 딱인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H의 역사적변동성(HV)은 최근 20 위로 올라섰다. 최근 몇 년사이 최저점은 13이다. 반면 최근에 ELS 기초로 많이 활용되는 유로스탁스50의 경우 15 아래에 형성돼 있다. 유로스탁스50의 최근 저점 역시 8.79 정도로 낮은 편이다. S&P와 니케이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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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운용 측면에서의 편의성이다. S&P와 유로스탁스, 니케이는 선진국 지수여서 서로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홍콩 H 지수는 이머징 지수로 선진국 지수와 상관관계가 떨어져 헤지 운용이 편하다. 상관 관계가 높은 S&P와 유로스탁스 두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 두 지수 모두 헤지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 상관관계가 적은 S&P와 홍콩 H 두 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변동성이 큰 홍콩 H에 초점을 두고 헤지 운용에 나서면 된다.
홍콩 H 거래 시간대가 국내 증권사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S&P와 유로스탁스의 거래 시간에 비해 홍콩 H는 우리나라 개장 시간과 거의 비슷해 운용에 수월한 면이 있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크고 거래가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선진국 지수와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이 홍콩 H의 매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익숙하면 잘 팔린다
헤지 운용을 해야하는 증권사 입장에서 접근도가 높다는 점도 매력이다. 국내에 ELS가 도입되던 시기부터 단골 기초자산이었던 홍콩 H 선물과 장외 파생 등 기존의 거래 라인들과의 관계가 잘 닦여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홍콩 H에 대한 헤지 운용 과정이 수월하고 또 정교할 수 있는 셈이다. 홍콩 H는 운용 측면에서도 익숙한 자산인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 헤지 운용은 하우스별 헤지 프로그램에 의해 이뤄진다"며 "그동안 수많은 경험을 쌓아오고 익숙한 홍콩 H에 대한 운용이 더욱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판매 측면에서도 홍콩 H는 다른 자산에 비해 유리하다. ELS 투자자들도 이미 홍콩 H 지수에 대한 친밀도가 다른 지수에 비해 상당히 높다. 과거 홍콩 H 지수를 통한 손실 사례가 오히려 학습 효과를 주기도 했다는 게 판매사들의 판단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홍콩 H ELS는 이미 경험으로 체득한 지수가 됐다"며 "판매사 입장에서도 판매 직원들에게 다른 지수를 설명하는데 드는 비용, 그리고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탐색비용 등을 감안하면 판매 측면에서 홍콩 H 만큼 수월한 지수는 없다"고 말했다.
선진국 대비 중국 증시 투자에 대한 선호도 홍콩 H ELS의 매력을 북돋는 요인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지수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증시 선호가 홍콩 H 지수 발행을 늘린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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