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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차기 리더는]김병원 중앙회장 영향력 차단되나관료출신 후보군, 정부 의중 반영 탓…인사개입 논란 우려 관측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19 11:10:06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8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후보자 인터뷰(면접)와 최종 후보자 선정만 남겨두고 있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비공개 결정한 최종 후보군 윤곽도 드러났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등이다.

최종 후보군 면면이 공개되면서 농협금융 내부에선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농협중앙회, 특히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사진)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서다. 이 때문에 김병원 회장이 이번 농협금융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영향력 행사를 스스로 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외적 요인에 의해 차단된 것인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크기변환_김병원 회장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16일 임추위를 열고 최종 후보군을 3명으로 좁혔다. 김용환 회장, 김광수 전 원장, 윤용로 회장 등이다. 단, 윤용로 회장은 회장 후보직을 고사했다.

최종 후보군이 이처럼 윤곽을 드러내자 농협금융 내부에선 의외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임추위가 후보군 명단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김병원 회장의 인사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특성상 단일주주인 농협중앙회, 특히 '선출직' 김병원 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막상 윤곽을 드러낸 최종 후보군의 면면을 보면, 김병원 회장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호남출신 정도의 연결고리만 있을 뿐이다.

예컨대 외부출신 후보인 김 전 원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시 27회로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쳐 FIU 원장을 지냈다. 2014년 공직에서 물러나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정부 출범 후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회장 후보직을 고사한 윤 회장은 충남 예산 출신이다. 중앙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행시 21회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등을 거쳐 은행 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내부출신 후보인 김용환 회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서울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15년 4월 농협금융 회장으로 선임됐다.

반면 김병원 회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농고와 광주대를 졸업했다. 1999년 남평농협 조합장을 시작으로 농협중앙회 이사, NH무역 대표이사, 농협양곡 대표이사 등을 거친 정통 농협맨이다. 2016년 3월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3명의 후보 중 김 전 원장만 호남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을 뿐 김병원 회장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김 전 원장의 경우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유력 후보로 꼽혔다는 점에서 '호남출신'이란 연결고리만 갖고 (김병원 회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예단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 내부에선 이번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김병원 회장의 영향력이 차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그간 농협금융 인사 과정을 보면 김병원 회장과의 연관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진행된 이대훈 농협은행장 선임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인사가 대표적이다.

다만 김병원 회장의 영향력이 차단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외적 요인에 의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시각이다. 농협금융 회장으로 그간 관료출신 인사들이 왔던 것과 관련이 깊다.

회장 후보로 정부의 입김을 강하게 받는 관료출신 인사를 선임한 탓에 김병원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틈이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관료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것은 정부에 의중을 물어볼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김병원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3명의 최종 후보군 모두 관료출신이다.

반대로 지난해말부터 금융지주사 회장 선임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김병원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셀프연임을 막고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병원 회장이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 사외이사의 독립성 논란 등으로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김병원 회장은 농협금융 인사와 관련해 평소에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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