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BHC "화해는 없다"…법정공방 '장기화' BHC "의례적 답변, 화해 메시지로 오인"…BBQ "진정성 없는 제스처에 불과"
안영훈 기자공개 2018-04-19 09:18:12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8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킨 프렌차이즈 앙숙 BBQ와 BHC의 갈등이 좀처럼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현종 BHC 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화해할 생각이 200%있다'고 발언하면서 BBQ와의 갈등 해소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정작 BHC에서는 공식석상에서 나온 의례적인 발언일 뿐 화해 메시지로 오해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BBQ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BHC 발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 13일 BHC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18 성과공유 경영실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는 박현종 BHC 회장이 직접 맡아서 진행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BBQ와의 분쟁에 대해 박 회장은 "모습이 좋지 않고, 너무 많은 힘을 빼앗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화해할 생각이 200%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방어만하고 있지, 공격한 소송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발언에 업계에서는 BHC가 BBQ에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판단했고, 관심은 BBQ가 화해를 받아들일지 여부로 쏠렸다.
하지만 BBQ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다. BBQ 관계자는 18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과거 한 식구였던 회사와 싸움을 벌이는 것이 기분 좋을 리 있겠느냐"면서도"BHC가 먼저 시작한 싸움이고 민사뿐만 아니고 형사 문제를 검찰이 조사 중이기 때문에 법적 판단을 봐야 할 것 같다"고 구체적인 입장 유보 사유를 밝혔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달 초부터 박현종 BHC 회장을 비롯한 BHC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BBQ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진짜 이유는 BHC의 화해 메시지에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BBQ 다른 관계자는 "박현종 회장이 간담회에서 방어만 하고 있지 공격한 소송은 하나도 없다고 했는데 그동안 일방적으로 당해온 우리 입장에서는 화해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그동안 많은 피해를 입은 우리가 참다 못해 대응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BHC도 박 회장의 발언이 공식적인 화해 제스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지난 13일 발언에서 분명히 배임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를 밝혔다"면서 "시장에서 화해 발언을 현재 진행중인 소송과 연결시켜서 생각하는데 소송에서 양보해 회사가 피해를 입게 되면 임원들의 경우 배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결국 BBQ와 BHC의 화해 움직임은 한편의 해프닝에 불과했고, 양사는 법정 소송을 끝까지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BBQ와 BHC 갈등이 처음 불거진 것은 BHC가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중재를 요청하면서부터다. 지난 2013년 로하틴 그룹은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FSA)를 통해 BBQ의 계열인 BHC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FSA는 BBQ가 BHC 매각 과정에서 계약을 위반했다며 ICC에 중재를 요청했고, BBQ는 매도 잔금에 상응하는 100억여원을 배상했다.
끝난 듯 했던 양사의 갈등은 지난해 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5월 BHC는 BBQ가 매각 당시 맺었던 물류계약을 위반했다며 13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매각 당시 ‘BHC가 BBQ 계열사에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 간 공급하도록 한다'는 조건에 합의했는데 BBQ가 영업기밀 유출 등을 이유로 거래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BHC는 지난해 10월 미래 매출 증가분까지 더해 배상 금액을 2360억원으로 늘렸다.
당장 BBQ측은 반발했다.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물류계약 해지 사유를 BHC측에서 먼저 제공해 이뤄진 정상적인 계약해지이며, 배상금 수준도 최대 100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물류계약 해지 손해배상 소송으로 촉발된 갈등은 BBQ가 지난해 6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BHC의 전·현직 임직원을 고소하면서 증폭됐다. 당시 BBQ는 BHC의 전·현직 임직원이 2013년 7월부터 2년 간 BBQ의 신메뉴 출시, 사업 계획서, 마케팅 자료 등을 내부 정보통신망에 무단 접속하는 방법으로 빼내갔고, 이로 인해 그동안 상당한 피해를 입어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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