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갑질, 투자비중 확대하던 펀드에 '찬물' 국내주식형 펀드 350억 가량 투자, 갑질논란 사업영향 가늠중
이승우 기자공개 2018-04-23 10:52:36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율 하락,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국토부 승인) 등의 영향으로 실적 반등을 예상하며 대한항공 투자 비중을 늘렸던 펀드 매니저들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에 당황하고 있다.갑질논란이 대한항공 실적에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사명 변경 등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경우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반면 오너가의 일탈 행위가 대한항공 사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오너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경영 투명성이 제고될 기회로 보는 투자자도 있다.
◇ 무관심했던 국내주식형펀드, '대한항공' 비중 늘리는중
그동안 대한항공을 비롯한 모회사 한진칼, ㈜한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룹의 핵심인 대한항공의 실적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한 주가가 대한항공 실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중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는 많지 않았다. 있다손 치더라도 그 규모가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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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m에 따르면 2013년말과 2015년말 기준, 대한항공을 편입한 국내 주식형 펀드(순자산 100억원 이상)의 총 투자규모는 각각 1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특히 2015년말 기준으로 보면 신영자산운용 정도가 관심을 가졌고 나머지 운용사는 투자 규모가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들어 대한항공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규모와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항공산업에 대한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면서 대한항공 뿐 아니라 대주주 한진칼에 대해 펀드들이 편입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강세 그리고 미국 노선에서의 델타항공과의 협업으로 인한 비용감소, 그리고 매출 증대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항공사는 외화부채가 많아 원화강세는 재무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며 "환율 뿐 아니라 IT 업종의 호황으로 관련 화물을 운송하는 대한항공의 화물 분야에서의 이익 개선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1월말 현재 국내주식형 펀드중 대한항공 주식을 편입한 상위 30개 펀드(운용규모 100억원 이상 기준)의 총 투자규모는 350억원 가량 된다.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펀드는 한국밸류자산운용으로 100억원(평가금액 기준)이 넘는 대한항공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C와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증권자투자신탁(주식)(A)가 대한항공에 투자하고 있는 주요 펀드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A)도 대한항공 편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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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편입 펀드의 수와 규모가 여전히 적지만 지난 2013년과 2015년과 비교하면 투자자들의 시각은 다소 우호적으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주 노선에서 경쟁 관계에 있던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로 해당 노선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수송량 증가와 원화강세 효과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결성은 중장기 성장성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모회사 한진칼에 대한 비중 확대로도 연결됐다. 지난 2013년말 국내 주식형펀드의 한진칼 투자규모는 50억원에 못 미쳤으나 올해 400억원 규모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커지는 레퓨테이션 리스크 vs 오너 리스크 제거 기회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가던 중 터진 조현민 갑질 논란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레퓨테이션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쪽과 오너의 갑질은 사업과 무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여객 부분에서 개인 고객들의 대한항공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유인은 충분하다"며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조현아 사건에 이어 조현민 갑질 논란으로 대한항공의 레퓨테이션 리스크가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분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오너 일가의 사회적 물의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 투자 뿐 아니라 채권 발행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도 많다. 대한항공을 대체할만한 항공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대책없이 대한항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항공산업이란 건 정부가 노선과 비행횟수를 사실상 정해주는 사업인데 이를 소화해낼 수 있는 항공사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한항공에 제재를 취하는 것은 실익도 없고 그리고 대안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게 대한항공의 노선을 주기에는 현재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는 아시아나 스스로가 벅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조현아에 이어 조현민 갑질 논란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오히려 대한항공의 오너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도 했다. 향후 이사회에서 오너 일가의 임원 선임에 대해 의결권 자문기관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 대한항공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조현민 갑질 논란으로 외국인 투자를 포함한 펀드들이 현재로서 취할 수 있는 액션은 없다"며 "다만 조현아 혹은 조현민 씨의 임원 선임 건에 관해서는 의견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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