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합작한 UBS, 손익 결과는 [지배구조 분석 / 하나UBS자산운용]③고배당으로 투자원금 3분의1 챙겨..투자원금 이상 회수할듯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08 15:10:32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3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게 됐지만 하나금융과 UBS간 결별은 예고된 상태다. UBS가 보유하고 있는 UBS자산운용 지분(51%) 가격 등 세부 사항이 모두 합의된 상태로 대금지급만 남겨 두고 있다.지난 10여년의 합작 기간동안 하나금융과 UBS의 손익을 정산해보면 둘 모두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UBS의 경우, 한국 자산운용 사업 안착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주판을 튕겨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배당으로만 투자원금의 3분의 1 이상을 회수했고 향후 지분 매각 대금이 입금되면 손익은 플러스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큰 수익은 아니지만 투자 원금과 더불어 이자까지 챙기면서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UBS자산운용은 2007년 합작법인 설립 이후 매해 배당을 실시했다. 2007년(결산 기준)부터 2017년까지 배당 총액은 1383억원이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UBS는 10여년간 705억원을 배당으로 챙겼다. 하나금융투자가 챙긴 배당금은 678억원.
주목할 건 배당성향. 배당성향이란 순익 대비 배당금의 비율로 하나UBS자산운용의 배당성향은 거의 90%를 넘어서고 있다. 사업을 해서 버는만큼 배당으로 주주들이 다 챙겨갔다는 뜻이다. 이같은 배당 성향은 다른 자산운용사 혹은 금융회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90%를 넘는다는 건 버는 족족 배당을 했다는 뜻이고 배당으로 다 챙긴다는 건 투자를 통해 회사를 더 키우거나 경쟁력을 갖추려는 의도가 크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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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배당성향으로 UBS는 합작 당시 투자했던 자금의 3분의 1 이상을 미리 회수했다. 지난 2007년 UBS가 합작을 시작할 당시 지분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1800억원 정도다. 1800억원에는 지분 매입대금 1500억원과 더불어 펀드 순자산 증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급하는 '성과연동 추가매입대금 환급(earn-out clawback)' 300억원이 포함돼 있다.
UBS가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하나금융에 넘기기로 한 금액은 대략 1000억원, 성과연동 추가매입대금 환급을 합치면 1300억원을 정산받게 된다. 기존 배당금 700여억원을 합치면 결과적으로 UBS는 200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투자원금이 18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억원 정도의 이자를 챙기는 것이다. 단순 계산하면 연 1% 정도의 이자를 받고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다만 UBS는 환손실이 불가피하다. UBS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투자시 타 외국계 회사들이 그래 왔듯 환헤지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UBS 자산 평가 기준 환율은 스위스 프랑으로 10년 전 대비 원화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2007년 700원대였던 원/스위스프랑 환율은 최근 110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만큼 원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UBS가 환율로 손실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은 대체로 실패한 합작 사례로 평가받는다"면서 "실패에도 불구하고 UBS는 투자 원금 정도는 회수하고 철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사업 외적인 요인인 환율로 인해 전체적으로 보면 손실을 봤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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