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적자전환 나비효과…소형 OLED사업 '갈림길' [Company Watch]20조 투자 계획 전면 손질 가능성…추가 투자 불가, 가동 재검토도 필요
이경주 기자공개 2018-05-10 13:00: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LGD) 캐쉬카우였던 LCD(액정표시장치)패널 사업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올해 1분기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LGD는 현금창출력 둔화로 지난해 밝힌 20조 원 규모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투자 계획을 전면적으로 손질할 가능성이 높다.최대 관심사는 애플전용 라인인 E6 투자다. 일각에선 LGD가 증설투자를 무기한 보류시키는 것을 넘어 기구축한 라인가동도 포기할 가능성을 점친다. 대규모 감가상각비와 고정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올해 가용현금 최대 7.5조…캐팩스 대비 1.5조 부족
8일 다수의 증권업체들은 최근 LG디스플레이 1분기 실적발표 후 LGD의 올해 연간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전망치를 4조원 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1560억 원으로 전망했으며, IBK투자증권은 4조560억 원으로 봤다. 실적발표 전 추정치보다 1조5000억원 이상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발표 전 EBITDA를 5조8160억 원으로 봤고, IBK투자증권은 5조5570억 원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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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예상을 웃도는 LCD업황 악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210달러에 달하던 LCD패널평균가격(위츠뷰 조사)은 올해 1월 160달러까지 떨어졌고 이후에도 2월 148달러, 3월 148달러, 4월 142달러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올 3월부턴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로 인해 패널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가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발 공급과잉에 속도가 붙으며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LGD는 올해 1분기 영업적자 983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1분기 이후 24분기(6년)만에 첫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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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창출력이 둔화되면서 LGD 투자계획도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LGD는 지난해 7월 2020년까지 OLED사업에 국내 15조 원, 중국 5조 원 등 총 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15조 원 중 10조 원은 6세대 중소형 증설 비용이었고 나머지 5조 원은 10.5세대다. 중국 광저우에도 8.5세대 공장(5조 원)을 짓기로 했다.
20조 투자계획 중 절반 가량은 올해 집중될 예정이었다. LGD는 올해 1월 IR에서 올해 연간 캐팩스(CAPEX) 금액이 9조 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황악화로 자금조달이 빠듯해졌다.
LGD가 올해 가용 가능한 현금은 약 7조5000억 원 수준이다. 올해 연간 EBITDA 전망치를 최대 4조2000억 원으로 잡고,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3조3360억 원을 더한 수치다. 유동성 경색을 감수하고 현금을 최대한 동원해도 캐팩스(9조 원) 대비해선 1조5000억 원이 부족하다.
◇투자보류 1순위 중소형 OLED…기구축 설비 가동도 재검토 필요
업계에선 LGD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면 중소형 OLED 사업 투자를 가장 후순위로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산성을 검증하지 못한데다 수요까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LGD는 스마트폰과 전장에 필요한 6세대 플렉시블 OLED패널 라인을 구축중이다.
현재 경북 구미 E5라인이 월 1만5000장(15K), 경기 파주 E6가 월3만장(30K)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장비가 반입돼 있다. 이중 핵심은 애플전용라인으로도 불리는 E6로 아이폰용 패널생산을 위해 조성됐다. E6는 페이즈1과 페이즈2라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생산능력은 월 1만5000장이다. E5는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E6는 올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LGD가 지난해 밝힌 중소형 OLED 5조 투자계획은 E6를 증설하겠다는 것이었다. 업계에선 5조 원 중 2조5000억 원은 E6 페이지2를 조성하는데 이미 쓰였을 것으로 본다. 페이즈3(월 15K)를 증설할지에 대한 결정이 남았는데 무기한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D가 E6 페이즈3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 일부 장비 협력사들은 올해 관련 사업계획을 삭제시켰다"고 말했다.
E6라인에 대한 애플 수요는 불분명하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독점 OLED공급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LGD를 보조공급사로 육성하려했다. 하지만 지난해 OLED를 최초 탑재한 아이폰X가 예상보다 판매량이 저조하며 출하량을 작년 5000만대에서 올해는 2500만대 수준으로 줄였다. 애플은 올해 신작 2018년형 아이폰용 OLED 수요도 약 7500만 대 수준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D가 공급하지 않아도 삼성디스플레이만으로 충분히 감당할만한 수준이다.
E6라인은 양산성도 아직 검증이 안됐다. E6라인은 지난해 말부터 올 3월까지 매달 2018년형 아이폰용 패널 제품승인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LGD가 기구축한 E6라인(페이즈1~2) 가동까지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선 라인 가동을 하는 순간 대규모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E6 페이즈1과 페이즈2 구축엔 최소 5조 원이 투자됐다. LGD는 생산라인에 대한 감가상각을 5년에 걸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E6를 가동하면 매년 1조 원 가량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다. E6 수율이 저조할 경우 원가와 고정비 부담도 추가된다.
LGD가 페이즈1(월 15K)만 가동하는 절충안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비용부담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올해 안에 애플용 시장진입이란 목표는 달성하는 방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E6 페이즈2를 가동하지 않는 것은 유력해 보이고 페이즈1 가동은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8.5세대와 10.5세대 대형 OLED패널 투자는 선순위다. 특히 골든 수율(80% 이상)을 달성한 8.5세대 투자는 계획보다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목표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라인(60K)을 신축해 내년 하반기 가동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존 국내 파주 8.5세대 LCD라인을 OLED로 추가 전환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파주 8.5세대 LCD라인은 기존 고객사와 계약된 물량을 생산해야해 당장엔 전환이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6세대 OLED는 캐파 증설을 늦추고 내실부터 키워야 할 시점"이라며 "8.5세대 OLED투자는 광저우 공장 가동(내년 하반기)을 기다리지 말고 기존 파주LCD공장을 OLED로 전환해 완충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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