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투자, 싱가포르 SPC로 대주주 변경…계열 제외 원익홀딩스, 지분 78.4% 전량 해외법인 출자…'금융사 보유 금지' 요건 충족
강철 기자공개 2018-05-25 07:52:3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4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그룹이 원익투자파트너스의 최대주주를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변경했다.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24일 원익그룹에 따르면 원익홀딩스는 지난 2월 싱가포르 쉔톤웨이(Shenton Way)에 'WONIK HOLDINGS SG PTE'라는 100% 자회사를 설립했다. 쉔톤웨이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가 위치한 대표적인 금융 중심지다.
원익홀딩스는 원익투자파트너스 지분 78.37%(280만570주)를 전량 신설법인의 자본금으로 납입했다. 이로 인해 원익투자파트너스의 최대주주가 원익홀딩스에서 WONIK HOLDINGS SG PTE로 변경됐다.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을 비롯한 기타 주주들은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원익홀딩스(100%)→WONIK HOLDINGS SG PTE(78.37%)→원익투자파트너스'의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출자 고리 중간에 해외 특수목적법인이 들어오면서 원익홀딩스와 원익투자파트너스의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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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반 지주회사는 국내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상의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대주주 변경이다.
원익홀딩스는 2016년 2월 △TGS(Total Gas Solution) △반도체·Display·Solar 장비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원익IPS를 신설했다. 이후 주식 교환을 단행해 원익IPS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일반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전환 후 2년 안에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도록 규정한다. 원익홀딩스가 과징금을 비롯한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2018년 2월까지 벤처캐피탈인 원익투자파트너스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분이 WONIK HOLDINGS SG PTE로 넘어가면서 원익투자파트너스는 공정거래법이 규정하는 국내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동시에 원익홀딩스는 '국내 금융 계열사 보유 금지' 조건을 갖췄다.
해외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후 금융 계열사 지분을 넘기는 것은 일반 지주회사들이 행위제한 요건을 갖추는 과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일례로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은 일반 지주회사 전환이 한창이던 2013년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지분 87.5%를 'KOLON CHINA HK COMPANY LIMITED'라는 특수목적법인에 양도했다.
기업 집단에서 금융 계열사를 오너 등 특수관계인의 개인회사로 만드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대교그룹은 2011년 대교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할 당시 그룹 계열사의 출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과 두 아들이 사재를 출연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일반 지주회사들이 금융 계열사를 정리할 때 해외 SPC 설립, 오너 개인회사 전환, 사모펀드 지분 양도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며 "원익그룹이 자금 출납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을 감안해 싱가포르에 SPC를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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