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日 만화 사업 물적 분할 밑그림은 라인 망가 동아시아 진출 속도…독자 경영으로 사업 효율성 강화
정유현 기자공개 2018-05-29 13:15: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라인망가'를 따로 떼어내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운다. 라인 망가는 일본의 만화와 웹소설을 앱을 통해 간단하게 구입, 열람할 수 있는 전자 만화 서비스다. 일본 출판 만화 시장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웹툰까지 포함하면 5조원에 달하는 규모다.28일 네이버에 따르면 일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가 만화 및 코믹스 사업 부문을 분할시켜 라인 디지털프론티어 코퍼레이션을 설립한다. 분할되는 회사가 분할신설회사 발행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비율을 산정하지는 않았다.
신설되는 법인은 자본금 10억원, 자산 155억원, 부채 81억원이다. 지난해 라인의 만화 및 코믹스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76억2700만원이다. 대표는 라인의 이데자와 타케시 대표가 겸임한다. 라인 디지털프론티어는 라인망가, 라인코믹스가 주요 서비스다. 망가(まんが)는 만화의 일본어 표기다.
라인망가는 일본 국민 메신저인 라인을 토대로 2013년부터 디지털만화 시장으로 일본 독자를 끌어들였고 일본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누적 다운로드는1900만회에 달하며 이용자 계정도 2000만개 수준이다. 라인 망가 서비스를 통해 일본에서 250개 이상의 출판사에서 출간된 45만건 이상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라인 망가의 시작은 출판 만화 서비스를 디지털화 시킨 e북 개념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웹툰 콘텐츠도 추가하며 현재 일본의 e북과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만화시장 규모가 크고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하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소비자 취향과 현지 특성이 강해 공략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도 꼽힌다. 또 출판만화에서 전자만화책으로 시장이 바뀌는 과도기에 있다. 발빠르게 현지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한국의 기업들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라인망가 뿐 아니라 카카오재팬(픽코마)과 NHN코미코(코미코)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라인 디지털프론티어는 라인망가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인도네시아,태국 등 라인 서비스 이용자가 많은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출판 만화 시장의 성장세가 뒷걸음질치고 있는만큼 웹툰이나 전자 콘텐츠 관련 현지 작가와의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자회사의 주요 서비스 확장을 위해 현금출자 등으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는만큼 추가적인 지원을 통해 픽코마가 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처럼 콘텐츠 신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의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픽코마와 코미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위협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픽코마는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기다리면 무료'라는 수익 모델로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일본 웹툰 플랫폼 시장 2위에 올랐다. 올 하반기 영상 서비스를 시작하고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계속 늘려가며 라인망가의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픽코마 서비스 2주년 행사에서 "올해 라인 망가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고 밝힌 바 있다.
코미코는 일본 만화 플랫폼 최초로 일본이나 한국 작가의 웹툰을 서비스하며 주목을 받은 서비스다. 2013년 10월 출시 뒤 서비스 4년여 만에 총 투고작품 1만6000여점, 코멘트수 180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유료 모델 도입을 시작했고 꾸준하게 성장세를 잇고 있다.
네이버 측은 라인주식회사에서 분할된 신설회사는 비상장법인으로 남는다고 밝혔지만 향후 사업이 커지면 도쿄 증시 상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재팬도 픽코마 성장에 힘입어 상장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 망가가 탄탄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만큼 빠르게 변화는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한 것"이라며 "라인 망가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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