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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화장품 '독과점 시비' 벗어날까 [인천공항 면세점 4파전③]사업권 획득시 점유율 90% 전망…"내수산업과 다른 면세업 특성 고려해야"

노아름 기자공개 2018-05-30 08:02:5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9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황금 티켓'으로 일컬어지는 인천공항 출국장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강력한 후보자로 떠오르는 가운데 실제 관문을 넘어설 경우 특정 항목에 관한 독과점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이다.

2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제1여객터미널(T1) DF1 구역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내 화장품 품목의 시장점유율을 90%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업계 일각에서는 항목 독과점 사안에 이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T1에서 사업 범위를 넓힐 경우 해당 사업자가 화장품 품목을 독점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문의하는 공문을 지난달 인천공항공사에 접수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화장품 독과점?…"영향력 과다 우려"

면세업계는 이번 인천공항 T1 입찰에서 사실상 호텔신라가 1개 이상의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본다. 까다로운 부분은 호텔신라가 T1의 DF1 구역 탈환에 성공할 경우 특정 품목의 독과점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여부다.

호텔신라는 이미 T1 서편에서 1000평(DF2·DF4·DF6)이 넘는 공간의 출국장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면세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권역은 4개의 향수·화장품(1106㎡) 매장을 영업하고 있는 DF2구역이다.

새로 특허권이 공고된 DF1 구역의 21.7%에서는 향수·화장품 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호텔신라가 DF1 구역까지 품을 경우 여행객 선호도가 높은 화장품 판매장은 대부분 호텔신라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된다.

때문에 면세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꼽히는 독과점 이슈가 튀어나왔다. 공정거래법 제4조는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인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 독과점사업자로 본다. 관세청이 한때 특허 심사 과정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에 감점을 주는 방안도 고려한 이유는 해당 조항에 근거한다.

수치도 이를 방증한다. 면세 3사(롯데·신라·신세계)는 시장점유율 합계가 84.2%로 공정거래법 상 독과점 기준을 충족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요 면세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롯데(41.9%), 신라(29.6%·HDC신라 포함), 신세계(12.7%)를 기록했다.

◇"면세업 특성 고려 필요"…시장교란 전례 없다

면세업계에서는 T1 일부 권역의 특허권을 호텔신라가 거머쥘 경우 "신라면세점이 해당 시장서 화장품 판매를 대부분 전담하는 것은 맞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앞선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친 전례가 없는 점 △내수상권 보호 취지로 제기된 독과점 이슈를 외국인 매출이 65%에 달하는 면세업계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사안에 대한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유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담합 등을 통해 시장질서를 교란시켰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앞서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서 담배 판매를 독점하다시피했음에도 특정 항목에 대한 판매 비중이 어느 사업자에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없었던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외에도 롯데면세점의 AK면세점 인수 당시 독과점 이슈(시장점유율 합산 50% 이상)가 불거졌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승인했으며, 식음료 등 내수기반 산업의 보호 목적이 강한 독과점 이슈를 외국인관광객 판매비중이 높은 면세업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설권자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공항공사는 관련 이슈에 특이사항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호텔신라의 화장품 독과점 여부를 묻는 사업자의 질의에도 '문제 없다'는 골자의 답변서를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관계자는 "시장을 서너곳의 사업자가 이끌어가더라도 이러한 구조가 소비자 후생 감소를 야기한다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외에도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업체의 입찰 참여를 금지할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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