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29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DF와 신세계조선호텔로 이원화됐던 신세계그룹의 '투 트랙' 면세점 전략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 과거 조선호텔이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권을 중도해지한 이력이 이번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신세계DF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사업권 반납으로 페널티 부과가 기정사실화된 롯데면세점(호텔롯데)과 달리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은 감점 여부조차도 확인이 안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다른 평가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더라도 최대 3점의 페널티로 인해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최종 순위가 엇갈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13년 7월 김해공항 면세점(DF1)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면세점은 2015년 임대차계약을 중도해지했다. 당시 계약의 주체는 신세계DF가 아닌 조선호텔.

인천공항공사 측은 페널티 부과 기준을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로 명시해 인천공항뿐 아니라 김해 및 김포공항 등에서의 중도 해지 이력도 감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세계면세점의 페널티 관련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신세계DF와 조선호텔(면세사업부문)을 같은 사업자로 볼 것인지 여부다. 다음으로 같은 사업자로 볼 경우 페널티 적용 기간을 따져 신세계DF가 감점 부과 대상인지 여부를 봐야한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의 감점 여부는 확인해줄수 없다"면서 "다만 신세계DF와 조선호텔을 같은 사업자로 본다면 페널티 부과 대상이 맞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페널티 적용기간이 3~5년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2015년 중도 철수를 결정한 신세계면세점은 감점 대상이라는 의미다. 관건은 신세계DF와 조선호텔을 같은 사업자로 볼것이냐의 여부다.

신세계DF와 조선호텔 보세 판매업(면세사업) 부문에서 분할된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은 다음달 초 합병 절차를 앞두고 있다. 조만간 한 몸이 될 예정이지만 입찰 공고일 현재 시점 기준으로는 별개 법인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동일 사업자 판단의 근거를 공정거래법에서 찾고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신세계DF와 조선호텔 면세사업부가 별도 법인이라도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됐다면 같은 사업자라고 볼수 있다"면서 "그 판단은 공정거래법 2조 및 동 시행령 3조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3조는 기업집단의 범위와 기업집단으로부터 배제되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세계DF와 조선호텔이 서로 다른 법인이라 할지라도 신세계그룹 계열사로서 면세점 사업을 영위했다면 같은 사업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는 신세계면세점의 시장 점유율 산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면세점의 점유율은 12.2%인데, 이는 신세계DF와 조선호텔 면세사업부문의 매출을 합한 것이다. 개별 법인이 아니라 해당 법인이 속한 그룹(대기업집단)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일정 부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DF와 조선호텔 모두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공유했다"면서 "이원화됐던 면세사업이 결국 하나로 합쳐진 것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 핵심 계열사는 조선호텔이었지만 2015년 면세점 사업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DF를 설립하면서 투트랙으로 이원화된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경쟁사들이 각각 호텔롯데,호텔신라 등 고급호텔을 내세워 사업을 키워온 행보와 궤를 달리한 것이다.

신세계DF가 조선호텔 면세사업부를 합병하면서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 전략은 경쟁사와 더욱 차별화 될 전망이다. 이번 인천공항 면세 사업자 선정 여부는 신세계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면세점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조선호텔 면세사업부의 김해공항 면세점 중도 철수 이력이 페널티로 작용할 경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