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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틸, '박효정 1인 지배' 체제 확고 [격변기 중견 철강사]③30년간 소유·경영 일치, '2세' 박영회 상무 승계작업 시동

심희진 기자공개 2018-05-31 08:15:09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9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효정 넥스틸 대표이사(사장)는 창업 후 30여년간 최고경영자로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다. 오너일가가 넥스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지배력도 확고하다.

후계구도 역시 일찌감치 정해졌다. 박 사장의 아들인 박영회 상무가 넥스틸에 입사해 내수영업 및 수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효정·영회 부자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배당을 적극 활용할지 주목된다.

◇박효정의 과감한 '강관' 투자, 폭풍성장 발판

1954년생인 박효정 사장은 36세가 되던 해인 1990년 1월 대원공업을 설립했다. 컨테이너용 부품을 가공하는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였다.

이듬해 6월 박 사장은 대원공업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3대의 성형기를 구비한 박 사장은 사세 확장을 위해 1995년 11월 경상북도 포항에 위치한 1만6579㎡(약 5000평) 규모의 괴동공장을 매입했다. 그로부터 4~5년간 해당 부지에 판넬·슬리터·쉐어라인, 수전설비 등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대원공업은 건실한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박 사장은 유형자산을 단순히 늘리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컨테이너 가공만으론 지속가능한 사업체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박 사장은 2001년 4월 사명을 넥스틸로 변경했다. 이와 동시에 강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작은 미미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포항공장에서 중소구경 강관을 생산하는 수준이었다. 신규 시장에 어느 정도 안착했다고 판단할 때쯤 박 사장은 한번 더 통큰 결단을 내렸다. 기존 공장 크기의 4배가 넘는 7만5428㎡(약 2만3000평) 규모의 부지를 약 600억원에 매입해 2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2006년 2공장 완공을 기점으로 넥스틸은 대형 강관뿐 아니라 API(미국석유협회)로부터 인증받은 강관까지 생산하게 됐다.

2010년대 들어 박 사장의 관심은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됐다. 박 사장은 2012년 1월 핵심 판매지역인 미국에 넥스틸아메리카(Nexteel America)를 설립해 현지 네트워크 구축기반을 마련했다. 2014년에는 유정용강관(OCTG) 제조공장이 밀집돼있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판매법인(Nexteel Houston)을 하나 더 마련했다. 박 사장의 과감한 투자 덕분에 넥스틸은 설립 20여년 만에 대미 유정용강관 수출 1위 업체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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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정·영회 부자 100% 소유, 경영참여도 함께

창업주로서 지난 30여년간 경영을 총괄해온 박 사장은 지배구조에서도 정점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넥스틸의 최대주주는 박 사장(88%)이다. 나머지 12%의 지분은 박 사장의 아들인 박영회 상무가 들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50%에 미치지 못했다. 박 사장은 2008년,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넥스틸 주식 총 31만200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88%로 끌어올렸다. 이후 2013년 잔여주식 추가 매수를 통해 넥스틸을 100% 가족회사로 만들었다.

후계구도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2세인 박 상무가 넥스틸에 입사해 내수영업 및 수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박 사장이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나머지 업무는 경영수업 차원에서 박 상무가 담당하는 구조다.

승계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박 상무가 넥스틸 배당금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넥스틸의 배당금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1억6000만원을 주주들에게 나눠준 것이 전부다. 박 상무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2013년 직후 넥스틸은 78억원을 배당했다. 지분율로 따져보면 박 사장이 약 69억원을, 박 상무가 9억원을 손에 쥔 셈이다. 한 자릿 수였던 넥스틸의 배당성향은 32%까지 상승했다.

넥스틸의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679억원이다. 전년 말보다 8%가량 불어났다. 2010년대 초반과 비교했을 때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주력제품인 유정용강관의 수출 호조로 장기간 수십억원대 순이익이 쌓인 덕분이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충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박효정·영회 부자가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해 승계작업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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