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5000억 펀딩, H&Q 투자 구조는 전환우선주 발행..추후 IPO 통해 엑시트
한형주 기자공개 2018-06-05 17:11:58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 5000억원 규모의 외부자본 확충을 준비 중인 SK플래닛과 재무적투자자(FI) H&Q코리아(이하 H&Q)는 어떤 방식으로 딜 구조를 설계할까. △핵심 사업부서인 11번가에 투자금이 집중된다는 점 △전환우선주(CPS) 형태의 신주 발행 △추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 등으로 압축해 볼 수 있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H&Q를 FI로 초청, 5000억원 안팎 펀딩을 추진 중이다. H&Q는 SK플래닛 입장에서 '뉴페이스'는 아니다. SK플래닛이 약 2년 전부터 거래금액 '조 단위' 자금조달을 모색할 때 투자를 희망하는 다수 FI 중 한 곳이었다. 당시 H&Q외에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이 SK플래닛 모회사인 SK텔레콤에 투자의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거래의 주관사인 BOA메릴린치는 H&Q가 지난 2년 간 꾸준히 SK플래닛 투자 기회를 모색해 온 점 등을 참작, 새로 짜여진 거래구조로 재차 참가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플래닛-H&Q 양자 간 프라이빗 딜(수의계약)은 거의 완성 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 당사자들 간 논의 중인 딜 구조는 투자금의 대부분이 11번가에 집중되는 방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자금이 오롯이 11번가의 성장에만 투입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H&Q는 자체 보유한 '3호 블라인드펀드'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물량) 자금 1000억원 가량에, 국민연금과 새로이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 자금 4000억원을 합쳐 11번가에 구원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11번가의 밸류를 약 2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5000억원 투자 후 FI 지분율은 대략 20%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투자는 FI 입장에서 11번가에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딜 구조에서 그 방증으로 들 수 있는 또 한 포인트는 SK텔레콤이 FI들에게 보장해 주는 이렇다할 크레딧이 없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FI 측이 적잖이 위험 부담을 지고 진행하는 딜이란 뜻도 된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H&Q가 드라이파우더를 빨리 소진해야 한다는 부분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틀에선 SK플래닛의 사업들 중에서 11번가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H&Q의 투자 형태는 11번가가 발행하는 CPS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11번가가 만약 CPS가 아닌 상환우선주로 투자를 유치할 경우 투자금이 부채로 계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CPS에 대해서도 FI에게 우선주의 배당률 등 눈에 띄는 보장수익 조건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 그대로 FI가 11번가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것.
H&Q는 향후 11번가의 IPO를 통해 엑시트를 단행한다는 복안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말해 11번가 인적분할 후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형태다.
H&Q는 최근 SK텔레콤으로부터 SK플래닛 및 11번가 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주식매매계약(SPA)이 임박한 상태란 후문이다. 더불어 H&Q와 대주주 간 '드래그얼롱 및 콜옵션(Drag & Call)' 계약도 성사될 전망이다.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최소한의 프로텍션 조항이라 볼 수 있다. 이는 PE업계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FI 투자회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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