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19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김우형 아이온자산운용 대표를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김 대표는 키움증권 프롭트레이딩 부서를 그만두고 헤지펀드 운용사 인가를 기다리는 시점이었다. 자산관리 시장을 잘 모를 때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는 증권사 임원을 그만두고 신생 운용사를 차리는 것이 큰 모험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올해로 설립 3년차를 맞는 아이온운용의 행보를 보면서 그 때 나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온운용은 설립 첫 해인 2016년에 200억원대의 자금을 모았으나 2017년 700억원, 올해 2000억원대의 자금을 굴리는 운용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아이온운용은 규모를 키우는데서 그치지 않고 반 년새 세번이나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메자닌 펀드를 조기 청산해 이목을 끌었다. 세 펀드 모두 만기 2년짜리 폐쇄형 펀드였지만 만기가 되기도 전에 목표한 수익률을 훌쩍 넘겼다. 세 펀드는 각각 23%, 34%, 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 외에도 PB센터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던 부분은 바로 '소통'이었다. 한 대형 증권사의 프라이빗 뱅커(PB)는 "김 대표가 주요 고객이 있는 PB센터들을 돌아다니며 주기적으로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는데 호응도가 높다"며 "여기에 참석한 고객들의 펀드 가입률은 타 운용사의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경우와 비교해봤을 때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펀드에 대해 책임매니저인 본인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펀드 설정이 된 이후에도 고객들이 펀드가 어떤 식으로 운용되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기준가가 크게 변동했을 때는 어떤 자산 때문인지, 다음 분기에는 어떤 자산을 엑시트해서 몇 %의 수익률이 상승할지 등을 설명하다보면 고객들도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투자자의 궁금증은 모두 해소하겠다'는 게 아이온운용의 방식인 셈이다. 직접 펀드를 운용하면서 외부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에는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운용사는 하우스의 규모를 키우는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운용사는 지금의 방식을 꾸준히 고수할 방침이다.
운용사의 제 1 목표는 운용자산을 잘 굴려 투자수익률을 높히는 일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소통 역시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온운용이 초심을 잃지 않고 '높은 수익률과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운용사가 되길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500억 납입' SG PE, 동성티씨에스 인수 완료
- '티르티르 인수' 구다이글로벌, 자금력 힘입어 M&A 큰손 '부상'
- '4년 동반자' 한투PE, 제일엠앤에스 엑시트 '잭팟' 눈앞
- '효제아트PFV' 보유부지 공매, 이번엔 성사될까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에어프레미아, '외국 주주' 허들 넘을 수 있을까
- 쏟아지는 대형 딜…DL그룹 '디타워'도 마케팅 본격화
- 대신운용, 3개월만에 1.4조 유입…채권형 성과
- UCK, 에프앤디넷 매각 순항 '숏리스트 선정 완료'
- [thebell interview]"다가오는 금리 하락…장기채 투자 적기 확신"
- [태영건설 워크아웃]경영 정상화 계획 확정…공동관리절차 개시 초읽기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B증권, 눈에 띄는 IB 성과...'그룹내 효자' 등극
- [thebell note]'IB 성과급 이연'이 쏘아올린 작은 공
- 공모채 '숨고르는' 엔씨소프트, 올해는 전액 '현금상환'
- [IB 풍향계]'HD현대마린 흥행' KB증권, IPO 주관 실적 1위 '성큼'
- [CFO 워치]'턴어라운드 성공' 김정기 하나증권 CFO, 그룹내 기여도 9% 육박
- [IB 풍향계]'소강상태' 회사채 시장, IB들 이슈어와 스킨십 늘린다
- [CFO 워치]하나증권 신임 김정기 본부장, 최대 과제 '실적 턴어라운드'
- [IB 풍향계]'뜨뜻미지근' ESG채권, 2차 전지 발행사만 '후끈'
- [IB 수수료 점검]'밴드 상단 초과' 민테크, KB증권 '함박웃음'
- [Rating Watch]'주인 바뀌는' SK렌터카, 1년만에 'A0'로 강등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