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가업승계' 전통, 3세 이어 4세로 [식음료 명가 재발견③]박진선 사장, 지주 포함 5개사 대표 겸직…'오너4세' 박용학씨, 경영수업 시작
안영훈 기자공개 2018-07-04 09:17:09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샘표는 70여년의 긴 역사만큼 경영권 관련 많은 부침을 겪었지만 1946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오너가(家)가 직접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1946년 삼시장유 양조장을 인수하며 샘표의 시작을 연 창업주 고 박규회 회장, 1976년 선친이 별세하자 뒤늦게 경영을 맡아 3대 경영의 기틀을 다진 고 박승복 회장, 철학교수로 지내다 경영을 맡게 된 오너 3세 박진선 사장(사진)까지 샘표는 박씨 일가의 대물림된 가업이나 마찬가지다.
◇오너3세 박진선 사장, 지주부터 계열사 대표 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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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너 3세 박진선 사장의 지주사 샘표의 지분율은 34.05%로, 그의 경영권을 위협할만한 이는 전무하다. 실제 지주사 샘표의 5% 이상 주요주주는 박 사장이 유일하다.
박 사장은 현재 지주회사 샘표 뿐 아니라 핵심 자회사 샘표식품에서도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이외 계열사인 조치원식품, 양포식품, SFS 에서는 비상근 대표이사직을, 샘표아이에스피와 선부상무유한공사에서는 각각 배상근 기타비상무이사와 비상근 이사회 의장 등을 겸직하고 있다.
지주사 포함 11개 계열사 중 5곳에서 대표이사를, 2곳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지내고 있는 셈인데, 회사는 나눠져 있지만 대부분이 샘표식품을 중심으로 부가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업구조 때문이다.
실제 샘표식품은 주력 사업인 장류 사업을 맡고, 양포식품은 샘표식품의 반찬 통조림 OEM 생산을, 샘표아이에스피는 샘표식품 상품의 판촉을 대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주회사인 샘표의 경우 박 사장 외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 외에 직원은 남녀 각각 1명씩 총 2명만이 있을 뿐이다.
◇4세 박용학 기획팀장, 경영수업 중
현재 샘표는 오너 4세 승계를 위한 밑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박진선 사장이 철학교수를 지내다 가업을 물려받았듯이 그의 장남이자 오너4세인 박용학씨도 컴퓨터공학도로 타사에서 근무하다 올해 초 샘표식품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샘표식품에서 그의 직책은 연구기획팀장으로, 샘표식품의 근간이 발효 기술인 만큼 가업의 근간부터 배우고 있다.
1950년생인 박진선 사장은 아직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중이다. 박용학 팀장의 지주사 샘표의 보유 지분율도 아직 4.83%로, 경영권 승계는 아직은 먼 일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경영권 승계가 가능하다. 박 사장이 지주사 샘표의 지분(34.05%)를 증여하기만 하면 증여세(50% 가정)를 내고도 박 팀장의 샘표 보유 지분율은 21.9%가 된다. 특수관계인 지분율까지 합치면 29.3%의 지분율로 지주사 샘표를 그대로 물려받게 돼 샘표그룹 지배구조에 정점에 서게 된다.
◇대표이사 연봉, 오너 배당수익 5배 이상
향후 오너 3세에서 4세로의 경영권 승계에 걸림돌은 없지만 사모펀드 마르스의 적대적 M&A 트라우마가 있는 만큼 박 사장은 지속적으로 지주사 지분을 늘리고 있다.
실제 지주사 샘표가 샘표식품 주식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단행한 지난해 1월 박 사장의 샘표 지분율은 33.67%였지만 현재는 이보다 소폭 상승한 34.05%를 기록하고 있다.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율 상승인데, 박 사장의 장내매수 재원은 근로소득이었다. 박 사장의 경우 샘표에서 얻는 수익은 오너로서의 배당과 대표이사로서의 근로소득 뿐이다.
샘표식품(0.21%) 등에서 아직 소수 지분이 남았지만 박 사장의 배당 수익 대부분은 지주사 샘표에서 발생하는데 샘표의 경우 주당 200원 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기준 지분율로 계산하면 박 사장의 샘표 배당 수익은 연간 2억원이 채 안된다.
반면 박 사장이 샘표에서 받는 1년 근로소득만 해도 최소 2억원에 육박한다. 샘표식품 대표이사로는 지난해 9억6300만원을 받았다. 2곳의 대표이사 겸직으로만 11억6300만원을 받았는데 다른 대표이사 소득까지 합치면 그 이상을 받는다.
결국 오너인 박 사장의 대표이사 겸직은 효율적 그룹 경영 측면 외에 경영권 강화와 승계 재원 마련 효과도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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