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0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인 디에이트게임즈 기업공개(IPO)를 놓고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3년전 더블유게임즈 상장 때와 마찬가지로 몸값 욕심이 재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더블유게임즈는 2015년 코스닥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기관 수요예측까지는 성공했지만 상장후 주가는 반토막이 날 정도로 실망적이었다. 공모가 밴드 상단을 크게 웃도는 몸값을 제시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자회사 딜에서 과거 더블유게임즈의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이 제안서조차 안 낸 것을 보면 당시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디에이트게임즈의 주관사 선정 과정을 지켜보면 모기업의 몸값 욕심은 여전해 보인다. 국내 IB들은 모기업의 높은 기대치를 전해듣고 걱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딜을 맡으면 밸류에이션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게 뻔하고 딜을 맡지 않더라도 공모주 시장에 찬물을 뿌릴 가능성이 높아서였다.
과거에 대한 반성은커녕 기관투자가를 선별하려는 식의 태도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디에이트게임즈는 해외 IR 지역으로 영미권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현지와 영업 연관성이 있어 기관투자가들의 이해도가 높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업계에선 더블유게임즈 상장 당시 홍콩과 싱가포르 투자자로부터 워낙 찍힌 상황이라 새로운 투자자를 찾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새로운 기관을 찾아보려고 하는 것은 꼼수에 불과하다. 과거 투자자를 대상으로는 원하는 가격을 인정받기 어려우니까 투자실패 경험이 없는 기관을 찾겠다는 꼴이다. 결국 높은 공모가를 적용하겠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무엇보다 이번 딜은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공모가 과욕을 부리기 어렵다. 디에이트게임즈와 더블유게임즈는 사실상 같은 소셜 카지노게임 장르를 영위하고 있다. 디에이트게임즈의 요체는 미국 '더블 다운 인터렉티브 LLC(DDI)'이고 더블유게임즈는 '더블유카지노'가 히트작이다. 더블유게임즈가 자회사를 많이 두고 있는 것도 아니다.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 가운데 의미를 둘만한 곳은 아직 디에이트게임즈밖에 없다. 더블유게임즈의 주가가 DDI 인수 이후 크게 뛰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미 모기업 시가총액에 자회사 몸값이 상당히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같은 회사를 증시에 중복해서 진입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 쉬운 상황이다.
더블유게임즈의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 DDI 인수가격은 당시 9222억원 안팎이었다. 더블유게임즈의 시가총액이 급등하지 않는 이상 디에이트게임즈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불가피한 셈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자회사 상장 만큼은 투자자를 실망시키면 안된다. 자회사의 공모 실패는 모기업의 주가와도 연동된다. 기존 투자자를 또한번 울릴 수 있다. 과거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몸값을 낮출 필요가 있다. 시장의 싸늘한 시선을 이번에는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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