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19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년째 라면가격 동결, 상속세 성실납세, 전직원 정규직 고용 등 오뚜기는 국내 식품업계에서 착한 기업의 대명사가 됐다. 이를 칭송하듯 인터넷상에서 불리기 시작한 '갓뚜기(God+오뚜기)'라는 별명은 어느새 오뚜기의 또 다른 이름이 돼 버렸다.그 명성만큼 지난해 7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에 중견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백억원을 들여도 쉽게 쌓을 수 없는 명성을 거머진 오뚜기는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그 결과 오뚜기의 매출과 주가는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 오뚜기는 더 이상 갓뚜기가 아니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등급 'D'를 받을 정도였다. 청와대 재계 총수 간담회 직후 함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돼 가족회사 일감몰아주기로 인해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착한기업 '갓뚜기'와 지배구조 평가 '꼴찌'라는 두 얼굴을 가진 오뚜기는 최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관계사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상미식품지주는 오뚜기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함영호 오뚜기 회장의 작은 아버지인 함창호 전 상미식품지주 대표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풍림피앤피지주는 오뚜기 계열사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지배구조상 한 단계만 올라가면 오너 일가로 이어진다.
오너 일가가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로부터 발생하는 수십억원의 직접적인 배당을 포기하고 일감몰아주기 논란 사전 차단에 나서자 시장에서는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뚜기가 갈 길은 멀다. 함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핵심 관계사 오뚜기라면, 오너 3세 함윤식 씨가 보유한 오뚜기에스에프지주 등은 여전히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핵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뚜기는 지배구조에서도 갓뚜기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지, 지배구조 개편을 보여주기에서 끝낼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오뚜기가 선택을 내리기 전 명심해야 할 부분은 단 한가지다.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 흡수합병에 대한 시장의 박수는 오뚜기의 지배구조 개편 첫발에 대한 찬사이지 결코 그 자체에 대한 만족감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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