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풀 운용사, 채권형 성과평가 기준 '문제제기' 삼성·한국운용 "전체 채권형펀드와 비교, 금리인상기에 불리"…기재부 "당장 반영 어렵다"
서정은 기자공개 2018-07-25 09:11:49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3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들이 기획재정부의 운용사 성과평가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주간운용사의 채권형펀드 운용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운용사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주장이 타당한지를 살펴보고 평가기준 손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획재정부와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연기금투자풀 관련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현재 양사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를 맡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주간운용사 성과평가 개선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상·반기 점수를 합산해 매년 정기평가를 단행한다. 기획재정부는 평가기준을 외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위험조정성과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운용사들은 매 평가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합쳐 100점 만점 중 67점 이상을 획득해야한다. 만일 67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고를 받게되며, 두번 이상 누적되면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운용사 지위를 박탈당한다.
주간운용사들은 각 유형별 성과를 전체 동종유형펀드의 평균 수익률과 비교해 평가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연기금투자풀 주식형펀드 성과는 시장에 출시된 공·사모 전체 주식형펀드와 비교하는 식이다.
양사가 기준 손질을 요구한 부분은 채권형펀드의 평가 기준이다. 장기채 비중이 많은 연기금투자풀 특성상 금리인상기에 이같은 평가기준이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주간운용사들은 듀레이션별로 분류해 성과를 비교할 것을 제시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지난해부터 시장에서는 단기채펀드들이 주로 설정됐다"며 "단기채비중이 높은 전체 채권형펀드 성과와 연기금투자풀의 채권형펀드 수익률을 비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전체 투자풀 규모를 보면 채권형 자산 비중이 30% 이상으로 가장 많다"며 "다른 유형에서 아무리 평가를 잘 받아도 채권형에서 점수가 깎이면 성과를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운용사들의 요구에도 당장 평가기준이 바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미 상반기 평가가 진행된만큼 도중에 룰을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운용사들의 문제제기가 타당한지 살펴보고 내부 소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운용사들이 금리인하 시기에는 평가기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운용사들의 입장이 타당한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성과평가 기준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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