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익재단]산은 적자에도 ‘사회책임금융’ 지속[KDB나눔재단]국책금융기관의 사회공헌 동참…재단 운영, 건전성·공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아
정미형 기자공개 2018-08-01 13:05:00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31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7년 재계에 공익재단 바람이 불었다.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기업들의 사회 공헌 활동이 활기를 띄었다. 당시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84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해비치 사회공헌위원회'의 운영을 시작했고, 생명보험협회도 같은 취지에서 20년간 1조5000억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기로 하며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했다.KDB나눔재단도 이때 설립됐다. 산업은행이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흐름에 동참하면서 지난 2007년 10월 전신인 ‘산은 사랑나눔재단'이 문을 열었다.
초대 이사장을 맡은 김창록 전 산은 총재는 소외계층의 복지 증진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나눔 확산을 목적으로 이 재단을 설립했다. 설립 초반에는 재외동포 지원과 장학사업 등 인재양성지원에 초점을 뒀다. 2011년 12월에는 ‘KDB나눔재단'으로 재단 명을 바꾸고, 소외계층 창업 지원이나 사회적 기업 지원 등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 책임 금융으로 지원 폭을 넓혀 나갔다. 최근에는 우수 청년창업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을 통해 창업 문화를 조성하고 사회적 기업을 지원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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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지속성은 '산은' 출연금과 무관
KDB나눔재단은 산업은행의 출연금으로 운영된다. 매년 기부금과 후원금을 받고 이자수익 같은 기부금외 수익도 있기는 하지만, 사업운영을 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따로 수익사업도 하고 있지 않다. 결국 산은의 출연금에 기대어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은은 매년 일정 금액을 재단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0억원을 지원했다. 매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30억 원 안팎의 금액을 재단에 내놓는 모습이다. 예외적으로 설립 첫해와 다음 해는 재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연간 50억 원씩 출연했다.
상황에 따라 출연을 하지 않는 해도 있다. 2007년 설립 이후 2012년과 2014년, 2016년 모두 세 번 출연을 단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대규모 순손실을 잇달아 기록했다는 점을 이유로 보고 있다. 하지만 KDB나눔재단 측은 "재단 출연금은 산업은행의 경영 성과와 관계없이 재단 자금이 부족할 때 단행된다"며 산은의 적자와는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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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KDB나눔재단 자산은 80억~100억원 사이에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재단 자산은 83억9598만원이다. 설립된 2007년 말 42억532만원이던 자산 규모는 매해 증가하며 2011년 178억4405만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2011년 당시 미소금융재단의 지정기탁금인 35억원 등이 포함돼 재단 출연금만 102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자산 때문인지 산은은 다음 해인 2012년 재단 지원을 건너뛰고 2013년에 다시 출연금을 집행했다.
다만 출연을 지속해서 하지 않다 보니 기본재산은 50억원 수준에 정체되어 있다. 설립 당시 산은은 매년 당기 순이익의 1% 수준을 재단에 출연해 기본재산을 200억원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재단 운영, 건전성·공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아
KDB나눔재단의 운영 성과는 우수했다. 우선 재단의 지원 사업은 산은의 출연금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운영돼 사업 영속성을 확보했다는 게 특징이다. 출연금을 받지 못한 2014년과 2016년도 재단 운영비는 각각 16억84만원, 25억2085만원으로 나타났다. 출연금을 받은 2013년도 운영비 19억9480만원, 지난해 운영비 28억9807만원과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는지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 비용 비율(목적사업비/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은 92.53%로 우수했다. 사업비는 매년 재단의 미션인 ‘인재양성'과 ‘사회책임금융', ‘지역사회 공헌'에 맞춰 고르게 지원되고 있다. 지난해 고유목적사업 비용을 보면 사회책임금융에 11억1234만원, 인재양성에 9억5906억원, 지역사회공헌에 9억2666만원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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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소득의 공익목적 사용금액[(운용수익×70%)-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도 0보다 작아 수익 대비 더 많은 금액을 공익목적 사업비로 충실히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순자산 공익목적사업 사용비율도 39.53%로, 전체 자산 중 약 40%를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KDB나눔재단 관계자는 "산은의 기업·사회공헌 철학을 바탕으로 출연금은 필요한 금액으로 지속 출연되고 있다"며 "재단 사업은 장기적이며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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