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파인아시아' 인수 도전 난항 한컴 대주주 2011년에 이어 두번째 도전…기존주주와 갈등·당국 의구심 여전
최은진 기자공개 2018-08-06 10:10: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1일 12: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이 파인아시아운용을 인수하기 위해 두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김 회장은 수년 전 경영하던 회사를 통해 파인아시아운용 지분을 인수하려 했으나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 실패했다. 이후 기존 주주들과 갈등을 빚으며 소송전까지 치른 끝에 엑시트(Exit) 했다.두번째 도전도 만만치 않다.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와의 갈등에 부딪혀 대표이사 선임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김 회장의 파인아시아운용 인수에 대한 애착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 2011년 인수 좌절…당국 처분명령·최대주주 측과 소송전
코스닥 상장사 한컴이 파인아시아운용 지배구조에 등장한 것은 올해 1월이다. 지난해 보광그룹 관계사인 신텔정보통신으로부터 9% 지분을 취득해 주요주주가 됐던 이석기씨로부터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4월 파인아시아운용이 단행한 유상증자에 한컴이 참여하면서 추가 지분을 확보하며 12.6%로 최대주주가 됐다. 곧바로 한컴은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기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했다.
한컴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금융업으로 활로를 넓히기 위해 파인아시아운용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창투사인 한컴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4차산업이 트렌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금융업을 통해 해당 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였다. 이를 진두지휘 한 인물은 김상철 한컴 대표이사 회장이다.
김 회장은 파인아시아운용 인수를 위한 두번째 도전을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김 회장이 소프트포럼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계열사 다윈텍과 함께 파인아시아운용 지분 및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다. 당시 파인아시아운용은 보광그룹 소유였다.
김 회장은 소프트포럼과 다윈텍을 내세워 당시 대표이사이자 보광그룹 오너일가인 김태복 대표 등으로부터 지분 51%를 취득하려 했다. 우선 25%를 인수한 후 순차적으로 취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 지분 취득 및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사전 승인을 득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시 되며 과태료와 처분 명령 등 제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소송도 벌어졌다. 김태복 대표 측은 당국의 대주주 승인이 불발된 것을 사유로 김 회장에게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 회장 측은 정당한 주식 매매계약이고 매매대금까지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맞섰다. 결국 소송은 합의 하에 마무리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포럼과 다윈텍이 보유한 지분은 당국의 처분 명령 등에 따라 2012년 말 일부 개인주주들에게 지분을 넘기며 엑시트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사전 승인을 득하지 않고 지분 거래를 했다는 점에 대해 문제시 했으나 소프트포럼과 다윈텍의 대주주인 김 회장에 대한 의구심도 품었다. 김 회장은 여러 개의 기업을 M&A 하며 사세를 키워나가던 인물로 당시 한컴 인수도 한창 추진하던 때다. 이에 당국은 운용사 인수를 하는 주체에 대해 깊이있게 들여다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김 회장은 물론 그가 경영하는 회사의 기업활동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 봤던 것으로 전해진다.
◇ 외국인 주주와 갈등…금감원, 김상철 회장 과거 전적 등 살펴
김 회장의 두번째 파인아시아운용 인수 도전도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파인아시아운용 내 약 50% 가량의 지분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주주와의 갈등에 고초를 겪고 있다. 의례적으로 통과되는 결산 재무제표 승인은 물론 대표이사 선임까지 외국인 주주와의 갈등으로 좌초됐다. 결산 재무제표는 가까스로 승인됐으나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경영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주주는 한컴 측에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인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인수 요구를 받아들이기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 한컴 측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이 파인아시아운용 지배구조를 들여다 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정 외국인 주주가 여러개의 페이퍼 컴퍼니로 회사를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지분구조 변동 가능성이 큰 만큼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당분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에 대한 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 역시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인아시아운용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매끄럽게 통과될지 장담할 수가 없다. 당국은 김 회장이 과거 행정절차를 밟지 않고 무리하게 지분 취득을 추진했던 점과 M&A 기업들과 상당한 갈등을 빚으며 소송전까지 치뤘던 전적 등을 문제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파인아시아운용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들여다 보고 있으나 한컴이 대주주 되는 것은 이와 별개로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년 전 파인아시아운용 인수에 나섰을 당시 문제가 됐던 부분 등 살펴볼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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