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이재용 회동說에 "만난 적 없다" 삼성 순환출자 해소 장담에 소문 확산…"기대감 말한 것" 선긋기
이경주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8-08-06 08:10:38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3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개별 만남을 가졌다는 설에 대해 부인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삼성이 연내 순환출자고리를 모두 해소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면서 양측의 회동설에 힘이 실리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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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회동설은 지난달부터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9일 인도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고 일자리창출을 당부 받은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김 위원장과도 면담을 진행했다는 설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청와대의 삼성 일자리창출 유도 기조에 부응해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거나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과 김 위원장이 만나 이에 대한 담판을 지었다는 게 소문의 핵심이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이 순환출자고리를 올해 내에 해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재계까지 양측 회동설이 확산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이면 삼성의 순환출자구조 모두가 해소될 것"이라며 "삼성의 변화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업계에서는 대부분 양측의 만남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이 부회장이 개별 만남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측에 무언가 접점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삼성 측에서 연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것이라고 속단해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부회장과 삼성이 이를 공정위에 확실히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이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외쳤지 "지배구조를 확실히 개선할 것"이라고 못박아 말한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10대 그룹 경영자들과 대면식을 갖는 자리에서 "삼성그룹의 소유지배구조와 출자구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구조 정리를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달여가 지나 "삼성이 순환출자를 확실히 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정작 김 위원장은 당시 언론사 인터뷰 내용 자체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약속 받은 것은 아니고 기대감을 나타내 꺼낸 말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저는 삼성이 연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며 "(순환출자 해소는) 이미 삼성이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밝힌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개별 면담 소문은 정부의 최근 스탠스 변화를 볼 때 김 위원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삼성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평택 공장을 방문하는 시점에 맞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삼성이 투자 계획을 이 자리에서 전달하고 김 장관이 발표하는 방식을 취하려고 했다. 기재부는 과거 LG, SK, 현대차, 신세계 등 4개 그룹을 방문했을 때도 모두 이 같은 그림을 그렸다.
삼성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장관 방문 시점에 대규모 투자 발표는 단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청와대까지 직접 나서 이를 만류하는 입장을 기제부에 최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기업의 팔을 비틀어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국내 투자 유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다양한 잡음이 나오던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의 지배구조 관련 얘기를 나눈다면 비슷한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 등 경제인과 면담할 때는 공정위 규정에 따라 절차를 밟고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원하면 언제든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로비스트 규정에 따라 기업을 만나면 국회에 보고 할 수 있도록 반드시 기록을 남긴다"며 "지난 5월 재계간담회에서 밝혔듯 삼성을 비롯한 재계가 저와 면담을 원하면 언제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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