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가리기 필요" 정면 승부하는 한신평 [중국 기업 ABCP 부실]中 공기업 등급 공시·웹캐스트도 진행...무디스와 시너지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8-08-08 15:30:22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6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하 CERCG)의 ABCP 디폴트 이후 국내 자본시장에서 중국기업 크레딧물은 기피 대상 1호다. A등급 채권이 발행 3일만에 부도가 났던 만큼 신용등급 평정을 둘러싼 불신감도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만큼 중국 기업 채권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접근도 당분간 부담스러울 것으로 여겨졌다.이 와중에 한국신용평가가 중국 공기업 채권의 신용등급을 뒤늦게나마 재평가하며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모회사 무디스(Moody's)와 함께 웹캐스트(webcast)까지 열면서 관련 이슈를 공론화하겠다는 의지다. 중국 회사채를 무조건 외면하기 보다는 '옥석가리기'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신용평가는 지린성철로투자개발유한공사(이하 지린성철로)가 올해 3월 발행한 2억 5000억원 달러 규모의 김치본드에 대해 A0(부정적) 등급을 평정했다. 지린성철로의 2017년 결산 실적이 5월이 돼서야 공개된 탓이다. 한신평은 두 달여의 실사를 거쳐 본평가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기업 채권에 대해 한신평이 등급을 공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월 발행 당시에도 등급은 있었지만 미공시였다. NICE신용평가가 2016년 실적을 기반으로 해당 김치본드 발행 전에 A0(안정적)를 부여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NICE는 지난달 30일 정기평가에서도 A0(안정적) 등급을 재확인한 바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지난 5월 CERCG의 회사채 디폴트 사태 이후의 행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신용평가사의 부실 평정 논란이 커지면서 중국 회사채 등급에 대한 섣부른 언급조차 꺼리던 상황이었다. 중국 크레딧물을 기반으로 한 IB들의 구조화상품 출시 논의도 뚝 끊겼다. 다소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한신평의 이번 공시가 눈에 띄는 이유다.
한신평은 지린시철로의 펀더멘탈에 주목했다. 작년말 순차입금 266억 위안, 4배 이상 증가한 부채비율 등을 과중한 재무부담의 근거로 제시했다. 길림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100% 지분을 소유한 국유기업이지만 보증 및 지원에 대한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신평은 무디스와 함께 중국 회사채 시장 크레딧 이슈 점검이라는 주제의 웹캐스트를 오는 9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내 채권 부도 증가 현황과 신용도 판단 기준 등을 점검해보겠다는 취지다. 2014년 '한국 지방개발공사 및 중국 국유기업(SOEs) 신용 리스크 점검' 세미나를 연 지 4년 만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중국 ABCP 논란을 가만히 지켜보기보다 선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중국 회사채에 대한 무조건적 외면보다는 옥석 가리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디스가 중국 청신국제신용평가사(CCXI)의 주요 주주로서 현지 크레딧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회사 한신평 입장에서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로 부각될 수 있는 부분이다. CCXI의 경우 지린시철로 모회사인 지린시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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