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북한 석탄발 영향 ‘미풍' 그칠 듯 해당 은행 밝혀져도 제재 가능성 낮아
정미형 기자공개 2018-08-13 10:26:1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이 북한 석탄 반입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 고객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다만 해당 은행들이 밝혀져도 은행 영업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 두 곳이 북한 석탄 수입 업체에 신용장을 개설해준 것으로 알려졌다.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 기관은 시스템상 기본적으로 제재 기관과 거래할 수 없다"며 "은행이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은행 제재까지 가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인 무역거래와 관련해 실제 은행에서 수입 신용장을 개설해줬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통관이 됐다는 건 관세청이 원산지를 확인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은행은 서류만으로 북한산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무역거래는 신용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신용장이란 은행이 거래처의 요청으로 신용을 보증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를 말한다. 쉽게 말해 발행은행이 대금 지급을 약속한 일종의 지급보증서다. 통상 수출업체는 계약 체결 후 대금을 원활하게 받기 위해 거래처(수입업체)에 수입신용장 발행을 요구한다. 이후 수출업체는 수입업체가 발급받은 신용장을 바탕으로 환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수출업체 거래은행이 매입하는 절차로 거래가 진행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신용장을 개설해줄 때는 업체가 제출한 서류만 확인한다"며 "보통 신용 평가에 가깝고, 거래 이력이나 계약서 내용을 검토하지 제출된 서류상의 물품 출처를 의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국내 은행에서 신용장 개설을 위한 제출 서류로는 선화증권, 포장명세서, 상업 송장, 보험 증권, 원산지증명서 등이 있다.
게다가 유엔(UN)이나 미국이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최종 수입 업체 제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은행까지는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실제로 지금까지 제재를 받은 은행들을 살펴보면 북한과 직접 연관이 있거나 몇 번이고 대북 거래를 지속해온 곳들이다. 2005년과 올해 초 각각 미국의 금융 제재를 받은 방코델타아시아(BDA)와 라트비아 ABLV 은행 모두 북한 자금세탁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신용장 발급 은행이 해당 거래와 북한 연관성을 알 수 있는 정황이 있었느냐가 핵심 쟁점이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 석탄 반입에 대해 은행 신용장 없이 거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석탄 결제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신용장 거래가 통상적이지만, 마음먹고 북한산 석탄을 들여오겠다 하면 신용장 쓰지 않고도 다른 방법으로 들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9건의 북한산 석탄 반입 의심 사례를 조사하고 있으며 북한산 석탄으로 확인되는 등 근거가 입증되면 법적 조처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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