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력사업인 면세 및 호텔업의 수익성 저하로 호텔롯데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호텔롯데가 1994년 실적공시를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을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해 연결기준 84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매해 3000억원 상당을 기록해오던 면세부문의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 25억원에 그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업부 4곳(면세, 호텔, 테마파크, 리조트·골프)이 독립경영하며 성장해온 호텔롯데는 면세사업 기여도가 상당하다. 올 상반기 롯데면세점은 매출 2조7009억원을 거둬들였는데 이는 호텔롯데 총매출 3조2130억원의 84.1%에 해당한다. 2006년 60%대에 머물렀던 면세사업 매출비중은 시내면세점 특허권 획득 및 해외 공항면세점 입찰 등으로 점차 높아졌다.

매출과 더불어 수익에 대한 면세부문 의존도도 높다. 올 상반기에는 면세업을 제외한 3개 사업부문이 모두 영업손실을 낸 반면 면세부문은 15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면세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 동기대비 5.5%포인트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적자 사업장이던 인천공항 출국장면세점 철수 영향으로 임차료가 절감,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면세와 호텔은 롯데그룹이 각각 국내 주도적 사업자 지위를 유지해오는 분야다. 다만 절대적인 시장규모의 차이로 인해 양대 사업부문 격차가 점차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14조원인 반면 호텔은 면세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조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면세업이 호텔롯데의 실적을 이끄는 형태가 이어져왔다.


이처럼 호텔롯데의 캐시카우는 면세사업부문이 담당하고 있지만 호텔이 신규 투자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롯데가 인수합병(M&A) 및 신규점 개장을 추진하며 대규모 투자와 차입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8월 말 현재 국내외 25곳의 4~6성급 호텔 및 비지니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 진출과정에서의 차입 부담이 상당했다. 일례로 2015년 인수해 리브랜딩 오픈한 뉴욕팰리스호텔은 인수자금 9433억원 중 48.8%에 해당하는 4600억원을 차입했다.

이외에도 특급호텔과 부티끄호텔 등을 오픈 등이 맞물려 재무비율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95.8%, 31.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6.3%포인트, 5%포인트 증가하며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 호텔롯데의 현금성 자산을 감안한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4조7425억원으로 2014년 1조원대에 불과했던 것과는 달리 지속 증가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가 내년까지 6789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을뿐더러 국내 부산 해운대 엘시티를 포함해 러시아와 베트남에서의 호텔 출점 계획 또한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국내외 지역 거점에 신규호텔 오픈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를 이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