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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캐시카우' 고려아연, 자회사 살리기 '곳간 내준다' 유증참여 900억 수혈, '3세' 최윤범·최내현 경영성과 끌어 올리기

심희진 기자공개 2018-09-04 08:52:49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3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원)인 고려아연이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너 3세들의 경영 성과를 끌어올리는 한편 부실 업체들의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 들어 계열사들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864억원가량을 수혈했다. 2017년 연간 투입된 자금(290억원)보다 3배가량 많은 규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메탈 홀딩스(Sun Metals Holdings)에 536억원, 징크옥사이드 베트남(Zinc Oxide Corporation Vietnam)에 270억원을 지원했다. 켐코에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35억원을 투입했다. 싱가포르 광산개발 법인(KZMH)의 경우 24억원가량을 수혈받았다.

선메탈 홀딩스에 대한 자금 지원은 오너 3세의 경영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992년 6월 설립된 선메탈 홀딩스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그룹 후계자인 최윤범 부사장이 이끄는 해외거점이다.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스빌에 위치한 제련공장에서 매년 아연 23만톤, 황산 43만톤, 기타 광물 20만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2014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에 주력했다. 2016년 말 착공에 돌입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최 부사장은 전력을 자체 수급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소(Sun Metals Solar Farm)를 지었다. 2000년대만 해도 호주는 전체 전력의 90%를 석탄화력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전기 요금이 비교적 낮았다. 그러나 전력시장의 민간 개방 이후 요금이 50~70% 인상되면서 선메탈 홀딩스의 생산원가 부담이 가중됐다.

이번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사용된 자금은 1400억원이 넘는다. 적잖은 투자비용을 마련하는 데 고려아연의 유상증자가 도움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제련공장과 태양광 발전소가 안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경우 그룹 내에서 최 부사장의 입지가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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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 지원은 각 업체들의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징크옥사이드 베트남은 고려아연이 2017년 4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든 비철금속 제조업체다. 설립 초기인 만큼 매출액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수억원의 순손실만 누적된 상태다. 고려아연은 징크옥사이드 베트남의 영업활동을 돕기 위해 지난해에도 171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켐코도 징크옥사이드 베트남과 비슷한 상황이다.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내현 알란텀 대표가 이끄는 켐코는 황산니켈 제조 전문업체다. 2017년 1월에 설립된 터라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매출 없이 적자만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누적된 영업손실은 100억원, 순손실은 122억원이다. 고려아연은 켐코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120억원의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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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성장동력으로 꼽혔던 자원개발 사업은 잇단 지원에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0년 9월 설립된 KZMH는 페루 리마 북부에 위치한 파차파키(Pachapaqui) 광산을 560억원에 인수했다. 현지에 매장된 아연, 연, 동, 은 등을 매입한 뒤 제련과정을 거쳐 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광산 탐사 기간이 길어진 데다 신규 선광장(캐낸 광석에서 가치가 낮거나 쓸모없는 것을 골라내는 업무 담당) 구축으로 채광 작업이 중단되면서 8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2011년부터 올해까지 KZMH에 1000억원가량을 투입했지만 반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통상 선광장을 만드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아연의 추가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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