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04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3년 전인 2015년. 거래소는 해외 기업의 국내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뒤늦게 코스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은 고섬 후유증으로 수년 간 전무했다. 당시 만난 거래소 관계자는 "더이상 우물만으론 안된다"고 역설했다.실제 거래소는 증권사 IPO 임원뿐만 아니라 실무진까지 설득하는 등 강력하게 해외 기업 유치를 추진했다. 내부적으로도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한 전담 조직을 별도로 두면서 성과 창출에 공을 들였다. 결국 거래소의 공세적 행보에 IB도 점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IB는 우려하면서도 거래소의 의지를 믿었다. 최소한의 성의(?) 표시가 없으면 국내 기업 IPO 주관 시 불똥이 틜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 IB에서도 하나둘 조직·인력을 꾸렸다. 결국 2016년 이후 중국 등 다수 해외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거래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꿨다. 시장의 우려를 일축하고 호의적이던 중국 기업에 대해 정반대인 보수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거래소의 요구에 시간·비용을 투입했던 IB들은 그간의 준비와 노력을 허공으로 날리게 생겼다.
거래소는 올해 해외,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한 상장 문을 완전히 닫아 버렸다. 급기야 전체 상장 유치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자 가능한 빠르고 탈이 없는 국내 기업들로 심사 역량을 쏟고 있다. 해외 기업은 심사 진행은 물론 청구조차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 중국 기업을 비롯 해외 리스크의 불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년 전에도 우려는 있었다. 상장폐지 사례, 분식회계 의혹 등의 악재를 고려하면 외풍에 취약한 거래소 몸사리기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문을 아예 닫는게 정상적 대처는 아니다.
거래소는 내부 규정과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면 된다. 증치세 등 자격요건 상향은 그 일환이었다. 사실상 상장 기회조차 원천 제한하는 지금의 방식은 누구도 납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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