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론바이오, '신약개발' 8개 프로젝트 자산 감액 [바이오 R&D 회계 후폭풍]방사선피폭치료제 등 연구비 '지출'로 재분류, 일부 '임상2상' 제외
신상윤 기자공개 2018-09-06 08:09:49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 자산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은 다급히 지난 수년간 재무제표를 정정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사업보고서에 무형자산을 감액한 기업 현황을 살펴보고, R&D 비용의 자산화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5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인트론바이오)가 자산 가치 확대를 위해 무형자산에 편입했던 신약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을 자산에서 제외했다. 금융당국이 연구개발(R&D) 비용의 자산화 비중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테마 감리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인트론바이오는 지난달 16일 정정공시를 통해 2017년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무형자산으로 편입했던 R&D 비용을 '판매비와 관리비' 계정으로 재분류하는 게 골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개 회계연도가 수정됐다.
인트론바이오는 2017년 사업보고서에서 134억 1600만원으로 기재했던 무형자산을 57억 900만원으로 감액했다. 무형자산으로 편입했던 R&D 비용 32억 2500만원을 24억 1500만원으로 정정했다. 줄어든 8억 1000만원은 '판매비와 관리비'로 재분류했다.
같은 방법으로 2016년과 2015년 무형자산은 각각 122억 9700만원에서 36억 5800만원, 99억 6500만원에서 14억 9000만원으로 줄었다. 무형자산에 편입했던 R&D 비용도 2016년과 2015년 각각 26억 8200만원에서 20억 800만원, 19억 6700만원에서 10억 7300만원 등으로 감액했다. 줄어든 비용들은 전부 '판매비와 관리비'로 재분류했다.
무형자산에 편입됐던 R&D 비용이 지출 항목으로 이전되면서 인트론바이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영업손실은 2017년 16억 8700만원에서 20억 1600만원으로, 2016년 12억원에서 13억 6500만원으로 감액됐다. 영업이익을 낸 2015년의 경우 흑자 폭이 21억 3200만원에서 16억 1300만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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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인트론바이오는 기존에 중요한 무형자산으로 편입시켰던 신약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을 자산에서 제외했다. 인트론바이오의 정정된 사업보고서(2017년)를 보면 기존 개별 자산으로 인식했던 'Bio-Drug for Lysin Bio-genetic(SAL200, SAL-1)', 'Bio-Drug for Lysin Bio-genetic(NPA200, EFA)', 'Bio-Drug for Lysin Bio-genetic(SAL200, SAL-2)', 'Bacteriophage Bio-active agent(SG phage)', '계량형 Entolimod(방사선피폭치료제) 개발', 'Bacteriophage cocktailed Bio-active agent(SES500)', 'REV Reverse transcriptase','hsp65 기반의 결핵균 검출 및 마이코박테리아 감별 검출 제품', '인수공통 감염 원인체 진단키트 개발' 등 모두 9개 프로젝트 가운데 Bio-Drug for Lysin Bio-genetic(SAL200, SAL-1) 프로젝트만 무형자산으로 수정 인식됐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프로젝트는 무형자산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2017년 기준 개발비 총액도 기존 144억 1000만원에서 54억 9600만원으로 감액됐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무형자산에 산입된 Bio-Drug for Lysin Bio-genetic (SAL200, SAL-1) 프로젝트도 개발비 총액이 102억 5500만원에서 54억 9600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메티실리(Methicillin) 또는 반코마이신(Vancomycin) 등에 극도의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 감염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올 연말쯤 완료될 예정이다.
인트론바이오가 자진해서 주요 신약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을 무형자산에서 제외하면서 사실상 임상 2상 프로젝트를 제외한 나머지 R&D 비용을 그동안 무형자산 계정으로 분류해 자산 가치를 늘리고 동시에 수익성을 좋게 보이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테마 감리에 나서겠다고 한 배경이기도 하다. 인트론바이오의 R&D 비용 가운데 무형자산 비율은 2015년 78.9%(20억원), 2016년 82.2%(27억원), 2017년 77.3%(32억원) 등으로 동종업체에 비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트론바이오는 사업보고서 수정 이유에 대해 "개별 무형자산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 미래 경제적 효익의 제시성 등을 고려해 무형자산 자산화 판단 오류를 수정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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