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강황 성분 테라큐민 활용 건기식이 효자 [제약사 신사업 점검]日 기능성 원료업체 인수 후 숙취해소 및 특수의료용도식품 공략…의료기기도 한 몫
강인효 기자공개 2018-09-12 08:04:42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1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이 수익성 개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ETC) 위주였던 한독은 2010년대 들어 일반의약품(OTC)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진단시약, 컨슈머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오며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독은 일본 원료업체를 인수한 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금 성분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 테라큐민으로 숙취해소 음료부터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또 특수의료용식품 사업에도 진출하며 올해 국내에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알츠하이머 환자용 특수의료용도식품인 '수버네이드'를 선보였다.
10일 한독에 따르면 신규로 진출한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진 곳은 의료기기와 진단시약 사업 부문이다. 한독의 의료기기 사업 부문은 크게 유통과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 내 '메디컬사업본부'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업체인 '한독칼로스메디칼'로 나눌 수 있다.
한독은 작년 4134억원의 매출(별도 기준)을 기록하며 연매출 4000억원 고지에 처음으로 올라섰는데, 이 중 의료기기와 진단시약 사업 부문 매출은 708억원(역대 최대치)으로 전체 매출의 17% 가량을 차지했다. 의료기기와 진단시약 사업 부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5년간 해당 사업 부문의 연평균성장률(CAGR)도 두자릿수(11%)를 넘겼다. 같은 기간 한독 전체 매출의 CAGR이 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의료기기 사업, 판매와 R&D 부문으로 이원화
한독은 글로벌 업체의 의료기기를 국내에 판매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개발에도 나섰다. 한독은 2016년 3월 포스텍 기술지주회사의 1호 자회사인 '엔비포스텍(옛 엔에스비포스텍)'과 총 9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RST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20년 글로벌 시장에 RST키트를 출시하는 게 목표다. 한독은 엔비포스텍의 최대주주(6월말 기준 지분율 35.81%)다.
의료기기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한독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벤처캐피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지난 2015년 11월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업체인 한독칼로스메디칼을 설립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조성한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한독이 51%, 한국투자파트너스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은 신장신경차단술을 적용한 난치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인 '디넥스(DENEX)'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에는 디넥스가 유럽에서 CE(통합규격인증마크) 마크를 획득, 국제적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해외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016년부터는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디넥스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 임상이 마무리되면 유럽에서도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독 관계자는 "디넥스가 국내서 허가를 받게 되면 의료기기 사업을 이미 영위하고 있는 메디컬사업본부에서 판매를 맡게 된다"면서 "RST키트와 디넥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컨슈머헬스케어·메디컬 뉴트리션 사업으로 틈새시장 공략
한독은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으로 구성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 부문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네이처셋(NatureSet)'을 론칭하면서 오메가3, 홍삼, 석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독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숙취해소제 '레디큐(일반식품)'는 2014년 5월 첫 출시 이후 2017년까지 800만병이 판매됐다. 회사 측은 올해 레디큐를 중국에 정식 수출하게 되면서 전년 대비 2배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네이처셋과 레디큐에 힘입어 한독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 2016년 155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찍었다.
아울러 한독은 지난 2016년 '테라큐민'을 개발한 일본의 기능성 원료 개발 업체 테라밸류즈 지분 67.86%를 213억원에 인수하고 관련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울금) 속 '커큐민'의 체내 흡수율을 28배 높인 테라큐민 성분을 활용해 다양한 건강 관련 식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노화연구소의 개리 W. 스몰 박사팀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7년 국제 알츠하이머 학회'에서 테라큐민이 경도인지장애를 포함한 비치매 장노년층의 기억력과 주의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한독 측은 "이달 내에 테라큐민이 함유된 기억력 개선 및 항산화에 효과적인 건강기능식품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테라큐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독은 '특수의료용도식품(Medical Nutrition)'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국내 제약사로 꼽힌다. 지난 2013년 글로벌 식품회사 '다농'의 특수영양식 자회사인 '뉴트리시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총 9종의 특수의료용도식품을 정식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특수의료용도식품은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또는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이러한 능력이 손상된 환자 또는 질병이나 임상적 상태로 인해 일반인과 생리적으로 특별히 다른 영양 요구량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이다. 이는 규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내 특수의료용도식품 시장이 성장 추세이긴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에 불과하다.
특수의료용도식품을 주축으로 하는 한독의 메디컬 뉴트리션 사업 부문은 아직까지는 매출이 크게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기본적인 영양 공급은 물론 해당 질병에 특화된 영양 성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특수의료용도식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출시된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알츠하이머 환자용 특수의료용도식품인 '수버네이드'를 선보이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한독 관계자는 "최근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치료뿐 아니라 예방, 관리 등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영역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기존 의약품뿐 아니라 메디컬 뉴트리션,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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