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유럽 계열사 '턴어라운드' 성공했지만… [제지업 생존전략]②감열지 시장 정복 위해 유럽 진출…정상궤도까진 시간 필요
박기수 기자공개 2018-09-14 13:25:00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1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 감열지 시장 진출을 위해 세워졌던 한솔제지의 해외 계열사들이 하나둘씩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인수 금액 대비 창출하는 순이익 규모는 작다. 비교적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계열사도 있어 인수합병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인적분할 전 한솔제지는 2013년 덴마크 법인(Hansol Denmark ApS)에 4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을 장전했다. 이후 9월 유럽 내 최대 감열지 가공 및 유통업체인 샤데스(Schades)사를 419억원에 인수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유럽에 진출한 제지업체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한솔제지는 유럽 곳곳에 퍼져있는 감열지 가공·유통업체들을 인수했다. 2014년에는 네덜란드의 텔롤(Telrol B.V), 2015년에는 독일의 안앨에스(R+S Group GmbH)를 각각 인수해 유럽 내 내 감열지 시장에 대한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이후 재고와 판매망 관리를 담당하는 한솔유럽(Hansol Europe B.V)을 세웠다.
한솔제지는 덴마크 시장에 진출할 때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했다. 현재 한솔제지가 한솔덴마크의 지분 50%, 나머지는 미래에셋대우 PEF가 청산 시 잔여재산 분배에 대한 우선권이 있는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해외 계열사는 한솔제지의 지배력이 공고히 구축돼있다. 알앤에스그룹은 샤데스가 15%, 한솔제지가 8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텔롤은 한솔제지가 63.12%, 한솔아메리카가 36.88%를 보유하고 있다. 한솔아메리카와 한솔유럽은 한솔제지가 100%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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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법인 처분 등 구조조정에 나섰던 샤데스는 턴어라운드해 순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매출도 오름세다. 샤데스를 품고 있는 한솔덴마크의 지난해 매출은 1157억원으로 2016년 1052억원에 비해 약 10%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 63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좋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솔제지는 2016년 샤데스프랑스(Schades France EURL)와 SNC샤데스홀딩스(SNC Schades Holdings)를 청산한데 이어 지난해 샤데스의 핀란드 소재 판매법인(Schades OY)과 영국 지주회사(Schades Holdings Ltd.)를 청산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샤데스사 인수 당시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굳이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될 페이퍼컴퍼니 등 필요없는 회사 일부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알앤에스도 매출이 성장세에 있다. 지난해 총 563억원의 매출을 거둔 알앤에스는 2016년 518억원을 거뒀을 때보다 매출이 약 8.7%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30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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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텔롤이다. 샤데스나 알앤에스와 달리 매출이 꺾였다. 2016년 매출 662억원을 거뒀던 텔롤은 지난해 658억원, 올해 상반기는 295억원만을 매출로 올렸다. 수익성은 더욱 고민거리다. 2015년에만 해도 순이익 35억원을 거뒀던 텔롤은 지난해 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27억원의 적자를 내는 중이다.
텔롤의 부진을 샤데스와 알앤에스가 만회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샤데스 인수 초기 적자를 냈던 한솔덴마크는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6년 약 15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한솔덴마크는 지난해 약 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약 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중이다.
알앤에스의 순이익 규모도 점점 커지는 중이다. 2015년 2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알앤에스는 2016년 3억원, 지난해에는 약 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는 반년 만에 순이익 16억원을 창출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솔아메리카 역시 9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투자했던 금액에 비해 한솔제지의 해외 계열사가 창출하는 순이익 규모가 미비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백억원 대 인수금액이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해외 계열사들이) 창출하고 있는 순이익 규모가 아직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적자를 내는 계열사도 있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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