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12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괌·사이판 이동통신사 IT&E에 35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오르면서 괌과 사이판에서 공짜 로밍을 실현하게 됐다. 별도의 데이터 로밍 없이 국내와 동일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로밍 매출 감소분은 서비스 향상을 통한 가입자 확대로 개선해갈 계획이다.

홍승진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 마케팅전략팀장은 12일 "로밍은 비싼 요금으로 인해 통신사들의 수익 사업처럼 비춰졌다"며 "IT&E에 지분 투자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그만큼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요금 혜택으로 돌려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IT&E에 350억원을 투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동안 로밍 요금이 비쌌던 이유는 해외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도매요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IT&E와 손을 잡으면서 요율을 조정, T괌·사이판패스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홍 팀장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가입자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실적 감소를 방어할 것"이라며 "지난 4월부터 시작한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으로 벌써 로밍 가입자 수가 2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엽 글로벌얼라이언스그룹 매니저는 "로밍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이 개선될 수 있는 수준에서 지분을 확보했다"며 "보안 등 다양한 ICT 영역의 해외 투자를 고려하던 중 고객가치혁신이라는 관점에서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돼 이번 딜이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괌과 사이판에 방문하는 한국인은 연간 100만명에 이른다. 유럽 관광객이 115만명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괌과 사이판에 방문한 SK텔레콤 고객들은 별도의 로밍 요금 없이 자신이 사용하는 요금제 그대로 음성,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 주도로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출시한 T괌·사이판패스는 일곱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박 사장은 매출 감소를 감내해서라도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번호이동 등 가입자 뺏기가 아니라 혁신적인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홍 팀장은 "굵직하게는 8가지 정도로 계획했지만 8번째를 넘어 계속해서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이라며 "박정호 사장이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매출 감소를 감내해서라도 고객들의 부정적 경험을 해소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 시행으로 2년간 무선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서비스 강화를 통해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데 이어 ARPU가 높은 충성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론 무선 매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 시행 등으로 인해 2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SK텔레콤은 2분기 구 회계기준 매출 4조1719억원, 영업이익 3527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대비 4%, 16.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