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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난' 계열사 부도, CERCG와 다르다 크로스디폴트 조항 없어, 메리츠·하이증권 "담보자산 충분"

민경문 기자공개 2018-09-21 16:55:04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항공 대기업인 하이난(HNA)그룹 계열사 한 곳의 채무 불이행을 둘러싸고 국내 자본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어발식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차입금도 늘려왔던 만큼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하이난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아시아 기업 가운데 가장 크다.

일부에서는 ABCP 부도 사태를 맞은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하 CERCG)의 사례를 거론하지만 동등 비교는 어렵다. 크로스디폴트 조항이 없어 문제 계열사를 제외하면 채무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하이난그룹의 신용위험에 노출된 국내 증권사 역시 담보 물건을 고려하면 원금 상환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지난 1990년 설립된 HNA그룹은 항공업을 기반으로 관광, 물류 사업을 활발하게 확장해 왔다. 아시아나항공과 기내식 합작사를 설립한 게이트고메스위스 역시 하이난그룹의 계열사다. 스카이브릿지캐피탈, 도이치뱅크 지분 인수 등 금융업에 대한 관심도 꾸준했다.

하지만 부채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올해 6월 말 HNA그룹의 총 차입금은 790억 달러에 달한다.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단연 최대 규모다. 금융비용이 막대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현금 흐름은 유입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일부 계열사의 신용 이슈가 불거진 것도 일정 부분 예고된 사안이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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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 자료 참조

중국 내 여행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HNA 이노베이션(HNA Innovation Co Ltd)은 이달 10일 만기도래한 3억 위안 규모의 채무를 갚지 못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룹 차원에서의 자금 지원이 막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꼬리자르기'기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하이난그룹 전반의 부실한 재무여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엇갈린다.

국내 증권사 중에는 메리츠종금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1711억원 규모의 HNA그룹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담보자산이 석유탱크저장시설, 선박 등으로 확실한데다 보증기관도 이번에 채무 불이행이 발생한 HNA 이노베이션과는 무관한 계열사다. 원금 회수를 둘러싼 우려가 크지 않은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1080억원의 우발채무를 가진 메리츠증권의 경우 보증회사명이 HNA 이노베이션 파이낸스 그룹(INNOVATION FINANCE GROUP)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회사와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계열사"라며 "LTV도 40%에 그치기 때문에 회수 안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5월 ABCP 부도가 발생한 CERCG의 경우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가 해당 크레딧물(약 1650억원)을 직접 보유해 문제가 됐다. 특히 CERCG의 여타 계열사 채권까지 크로스디폴트가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소송까지 진행중이지만 만기 예정일인 11월 초까지 원금을 회수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HNA 이노베이션의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했지만 크로스디폴트 조항이 없어 여타 계열사로 신용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여기에 하이난그룹이 꾸준히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진행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난그룹은 올해에만 부채 상환을 목적으로 최근 14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했다. 힐튼호텔 등 부동산 매각과 함께 도이치뱅크 지분 축소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이난항공 지분 역시 최대 20%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등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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